꽃 한다발을 사들고...오면서

글쓴이 헤스티아

등록일 2005-03-12 10:40

조회수 2,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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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답글을 누르니까 천사님 글입니다.
응? 천사님이 누구지?
그대는 정년 수호천사의 운명을 타고나셨군요.
이제 스스로 천사가 되기를 자처하셧으니.
이제 나도 누군가의 수호천사가 되고 싶고
수호천사로인정받고 싶은 욕심이 생깁니다.
천사와 욕심은 안어울리는 말인가요?




처음에 이 글을 읽고 필이 확 꽂혔습니다.
주근깨 많은 꽃집 아줌마도. 첫물의 꽃이 가장 예쁘다는 것도.
나를 위해서 꽃을 살 수 있는 자신감도 필이 되어 내 가슴에 사뿐히 사뿐히 날아앉았습니다.

그리고 매일 고정적으로 들리는 사이트에 들러
평소 필이 꽂히는 사람들의 글을 찾아 읽고
다시 미즈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꽃집 아줌마를 한번 더 보고 싶었습니다.
오늘은 왠지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이 가슴을 후벼파네요.
어제 처음으로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노래 가사를 읽었습니다.
노래가사치고는 상단히 어렵더군요. 거의 시 수준 이상으로.

노래방에 가면 사람들이 이 노래를 잘 부르곤 하던데
가사가 이렇게 어려운 말로 지어진 노래인지는 몰랐습니다.
하긴 노래도 어려워서 아무나 부를 수 없는 노래지만.....

며칠전에 우리 직원이랑 같이 호프를 마시고 노래방에 갔습니다.
그날은 내 실태조사보고가 책자로 완성된 날이라서 축하파티 비슷한 자리였습니다.
말하자면 담당 직원이 나에게는 상사가 되는데
그동안에 제가 뭐 한다고만 하면 다 태클을 거는 바람에
창의적인(?) 능력 발휘를 못하는 것이 저는 참 억울했더랬지요.
그런데 우리 상사는 또 승진때마다 물을 먹는 거에요.
지금
이글을 쓰고 있는데 전화가 와서 나가볼 일이 생겼습니다.
여기깢 지울까말까 망설이다가
갔다와서 이어서 쓰기로 하고 올립니다.


>
>
> 어제 외출했거든요. 휘적 휘적 길거리를 걷는데...문득 아주 쪼그만 가게 하나가 눈에 쏘옥 들어옵니다. 가게가 그리 예쁘게 치장해놓진 않았는데도 싱싱한 꽃바구니들이 앙증스러울 정도로 작은 가게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꽃이구나! 꽃이야...라믄서...그 앞으로 어그적 어그적 지나치다가...다시 거꾸로 뒷걸음쳐서..가게 안으로 쏘옥 들어가게 됩니다.
>
> 주머니 사정 생각하면..아, 이러믄 안되는데...라는 머리속과는 달리 처음엔 한단만요. 어 두단도 좀 부족한 거 같아요. 한단 더 주세요. 아, 그리고 안개도 있으면 좋겠어요. 얼마예요...이리하여 얼마후에는 후레지아 꽃 세단과 안개한단을 곱게 포장하고 있는 아줌마와 도란 도란 이야기 하고 있는 절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머리 속에서는 으아앙악..하는 비명소리가..)
>
> 그 아줌마..꽃집 아줌마라 그런가? 조금 헝크러진 머리에 주근깨가 잔뜩 있었는데도 뽀송한 피부와 눈가의 잔주름이 고스란이 드러나 보이는 맨 얼굴이지만 아주 예쁘다는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
> 그 아줌마가 그러시대요. 지금 이 시기가 후레지아 꽃이 제일 이쁠 때라고...첫 망울을 피운 꽃이라서 더 예쁘다는 겁니다. 과일도 끝물에 나온 것은 맛이 없듯이...꽃도 그렇다고...
>
> 사람도 그럴까? 하지만 나이 들어도, 얼굴에 화장하지 않아도....예쁜 사람은 ..정말로 꽃보다 더 예쁜 듯 하기도 합니다. 예쁜 사람이 곱게 포장해준 꽃다발을 안고 오면서 무쟈게 행복했는데....그토록 행복했던 것은 ..나를 위해 꽃한다발을 샀다는 사실입니다.
>
> 자꾸만 강팍해져가고 짜증이 늘어가는 요즘...
>
> 문득 무엇때문에 내가 고민하고, 무엇때문에 사는 지도 잘 몰라서 멍해지는 것 같아 더 고민인 요즘 아무 생각없이 산 꽃 한다발을 커다란 머그 컵에 꽂아 놓고 앉아서 마냥 헤헤 거리고 있습니다.
>
> 예전엔..주변 사람들에게 꽃을 자주 선물하곤 했는데...그건 내가 꽃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어렸을 적에 화단이나 수십개의 화분에 나무며 온갖 꽃나무를 심어 놓고 철이 바뀔 때마다 피어나는 꽃을 바라보며 좋아하셨던 엄마 때문인가? 암튼 저도 꽃을 보면 기분이 저절로 좋아져서...꽃 한다발 사는 돈은 절대 아깝지 않고, 또 내가 선물한 꽃을 받은 사람이 기뻐하는 모습도 좋았습니다.
>
> 그런데 ...하하.. 제가 좋아하는 꽃을 사주는 사람은 없더군요. 모두 꽃이 비싸다고 느끼는 것일까요? 그래서 이젠 가끔..그냥 오다가다..꽃집 앞에 서게 되면..그리고 꽃값이 엄청 비싸지 않을 때면..저절로..그 꽃을 사들고 오게 됩니다.
>
> 그런데 누굴 위해 사는 것도 즐겁지만 내 자신을 위해 사는 일은 더 즐거운 일이라는 것도 알게 된 듯 싶습니다.
>
> 오늘도 하늘은 시커멓죠.
>
> 하지만 내 책상은...환한게...멋진 봄입니다.
>
> 이 봄을, 내가 만든 멋진 봄을 오늘 분주해서 정신없는 여러분들과 함께
> 흠뻑 즐겨보고 싶습니다.
>
> 저는 천사입니다. 하루에..세번씩 나는 천사야..라고 외치면서...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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