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ubramaniam-Blossom
사람들은 왜 첫눈이 오면
만나자고 약속을 하는 것일까.
사람들은 왜 첫눈이 오면
그렇게들 기뻐하는 것일까.
왜 첫눈이 오는 날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하는 것일까.
아마 그건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이 오기를 기다리기 때문일 것이다.
첫눈과 같은 세상이 두 사람 사이에 늘 도래하기를
희망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도 한때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있다.
첫눈이 오는 날 돌다방에서 만나자고.
첫눈이 오면 하루종일이라도 기다려서
꼭 만나야 한다고 약속한 적이 있다.
그리고 하루종일 기다렸다가 첫눈이 내린 밤거리를
밤늦게까지 팔짱을 끼고 걸어본 적이 있다.
너무 많이 걸어 배가 고프면
눈 내린 거리에 카바이드 불을 밝히고 있는
군밤장수한테 다가가 군밤을 사 먹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약속을 할 사람이 없다.
그런 약속이 없어지면서 나는 늙기 시작했다.
약속은 없지만 지금도 첫눈이 오면
누구를 만나고 싶어 서성거린다.
다시 첫눈이 오는 날 만날 약속을 할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첫눈이 오는 날 만나고 싶은 사람,
단 한 사람만 있었으면 좋겠다.
- 정호승의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중에서 -
천선아님의 글입니다.
>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란 겁니다. 푸하하하..
>
> 이 말을 쓰고 보니깐 더 우스운데...
> 게다가 평소에 우리 나누고 삽시다..이리 외치고 사는 사람이라서
> 이 말이 내게는 어울리지도 않고, 또 어울려서도 안되고
> 자주 하면 더 안될 것 같은 그런 말인데..
>
> 일요일 내내 책상에 앉아 붙어서 화장실 가는 것 조차 귀찮아 하면서
> 일하다가, 문득 여기저기 게시판 둘러보면서 갑자기
> 참, 산다는게 외롭고만...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 물론 이 이야기는 오전 내내 여기저기 전화로 몇시간씩 수다를 떤 사람이
> 바로 나라는 걸 까맣게 잊어버리고 문득 든 생각이라서
> 더 우습다 싶습니다만...
>
> 우쨌든, 우리는 수시로 즐겁고 수시로 우울하고 수시로 쓸쓸하고
> 그리하야 인간지사가 백팔번뇌라 했겠지요.
>
> 언제부터서인지, 게다가 특히 작년엔 가을이 되는게 무척이나 무섭고
> 두려웠던 기억이 새록새록 합니다.
> 날 추워지면 어케 사나 싶었던 게지요.
> 그기에 비하면 올 가을엔 몽땅 해야 할 일 만들어 놓고
> 바쁠 거 같아서 그런 엄살은 떨 시간도 여유도 없겠다 싶어
> 다행인 거 같은데도...그래도 우째 낙엽지고 바람차지면
> 사는게 외롭다는 생각이 더 들거 같습니다.
>
> 오늘이 일요일이었던가요. 네...모두들 저녁 식사 잘하시구요.
>
> 텅 빈 운동장을 혼자 내려보는 듯한 그런 기분일랑은 내 던져 버리고
> 머리를 휘휘 저으면서 뮤직카페 열어 놓고 님들이 올려놓으신 예뿐 음악들이랑
> 함께 저는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갑니다.
>
> 이런 말이라도 할 공간이 있다믄 그기 행복이다 이러믄서요.
> 북치고 장구치고....오늘 그렇습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