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감독에 대해 너무 야단법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요즘 듭니다.
그가 훌륭한 지도자임에는 틀림없고, 그 덕분에 4강에 든 것도 틀림없지만,
그래도 어디서는 명예박사학위를, 또 어디서는 명예시민증을 주고, 동상을 세우고, 그것도 모자라서 또 어느 대도시에서는 공원 이름을 히딩크 공원으로 하려고 한다죠? 아 법무부에서는 무슨 규정을 고쳐서 명예 국민증도 준다죠.
어차피 한국의 감독을 그만 둔 후, 몇년 후에는 잊혀질 건데 말이죠.
연대 고대가 아닌 학벌 때문에 대표팀에 절대로 발탁될 수 없었던 대표팀의 많은 선수들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 명지대 학벌로는 한국에서 절대로 국가대표가 될 수 없으니 일찌감치 대학을 휴학하고 일본 프로리그에 진출한 박지성 선수며, 나이트클럽 웨이터나 노가다판을 전전했던 김모 이모 선수들을 발탁한 것은 분명히 히딩크 감독의 공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또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월드컵 4강의 공은 히딩크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것입니다. 마치 우리나라의 민주화항쟁이 그것을 주도했던 몇몇 사람의 공이 아니라 거기 참여했던, 성원했던 국민 모두의 공인 것처럼 말이죠.
우리가 아무리 그를 붙잡으려고 해도, 명예국민증을 주니 시민증을 주니 하더라도 그는 네덜란드인일 뿐입니다. 언젠가는 갈 사람일 뿐이죠.
붉은악마들이 1만원씩 걷어서 히딩크의 연봉을 해결하자는 내용도 잘 봤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엔,
이제는 그 힘을 결집해서 축구 외에 다른 부분에도 발휘를 해야 할 때가 아닐까 합니다. 하루하루 생계를 유지했던 많은 사람들이 월드컵 기간 동안 노점을 벌이지 못했습니다. 전국의 수많은 건설현장도 거의 올스톱이었습니다. 그분들 역시 한국의 4강에 환호하고 기뻐했겠지만, 먹고 살 걱정에 하루빨리 끝나기를 기도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축구는 스포츠일 뿐이고, 히딩크는 네덜란드인일 뿐입니다.
선수 구성이나 뒷돈 거래나... 이런 나쁜 짓들은 응징(!)해야겠지만, 이제는 축구라는 마약에서 벗어날 준비를 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