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잠시 어릴 적 생각에 퐁당..빠졌습니다.

글쓴이 천선아

등록일 2001-10-14 12:49

조회수 5,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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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구니 속에 든 감 보고....아주 어릴 적 생각이 납니다.

시골집에 감나무가 많았는데 방 앞 샘터가에 있는 감나무는
큼직한 항아리 감이었는데 홍시가 맛있는..그런 감이었구요.

건너 고모네집 감은 접시감이었는데 단맛이 좋았던 것 같고..
다섯째 고모네 감은 지금 바구니 속에 든 감처럼..작고 떫어서
항아리나 바구니속에 쌓아두웠다가 홍시될 때 하나씩 빼다가
먹곤 했는데...아, 그 감들이 다 어데 갔나 했더니..여기에.....

울 다섯째 고모네는 아들만 다섯이었습니다.
딸 한번 낳아보려고 낳다보니..아들만 다섯이 되고 말았다네요.
그런데 고모부가 어찌나 부지런하던지...새벽같이 일어나서
일하러 나갔다가...밤 늦게야 들어오는..그런 농삿군이었습니다.

하루는 고모가 집에 들어오니...지게가 나란히 다섯개가
마당한가운데 사이즈별로 만들어져 있더라나요. 아들들 일시켜 먹을
욕심에 그렇게 지게를 만들어두었다는 고모부 흉보던 기억이 있는데..

그 집에 그렇게 작은 감들이 대롱대롱 달리는 감나무가 무지 않았습니다. 집 둘레 빙빙 돌아가면서 심어져 있는 감들을 가을이면 모두 따서...요기조기 인심도 쓰셨을 법한데..하루는 고모가 집에 돌아와보니..그 감을 모두 땄는데, 다 어디로 가버리고 안보이더라는 겁니다. 어디에 뒀냐고 물어도 안보이던데...

언제부터서인지.. 칙간(화장실요)에 가면 자꾸 단내가 나는 것 같아서..하루는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여기저기 뒤져보니..그 안에 다 쌓아놓았드래요.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예전엔...칙간이 좀 넓고 창고삼아 쓰는 곳도 있었잖아요...후...

울 오마니는 결혼오시기 전에...고모들이 하얀 모시 적삼입고..
줄줄이 나가는 게 그리 부러웠다는데...그 이뿌던 고모들이
울 막내 결혼식때 뵈니...다 꼬부랑 할머니가 되서..
아버지한테 효도 안한다고...야단치시대요.

저만 나이가 먹는 줄 아는데, 우리 부모님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셨고 고모들 역시..이제 손자 손주들 뒤치닥거리에..
허리가 휘십니다.

바구니에 든 빠알간 감들을 보면서 잠시 내 어릴 적 생각들이
한꺼번에 몰려드네요...

치자님...이 사진 너무 마음에 듭니다. 후...

이 좋은 일요일에..바깥나들이 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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