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생강나무

글쓴이 ㅁ궁화

등록일 2013-04-08 15:38

조회수 1,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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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강나무 - 정우영(1960~ )


             마흔여섯 해 걸어다닌 나보다

            한곳에 서 있는 저 여린 생강나무가

             훨씬 더 많은 지구의 기억을

             시간의 그늘 곳곳에 켜켜이 새겨둔다.


            홀연 어느날 내 길 끊기듯

            땅 위를 걸어다니는 것들 모두 자취 사라져도

            생강나무는 노란 털눈 뜨고

            여전히 느린 시간 걷고 있을 것이다.


            지구의 여행자는 내가 아니라,

            생강나무임을 아프게 깨닫는 순간에

             내 그림자도 키 늘여 슬그머니

             생강나무의 시간 속으로 접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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