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본전 생각

글쓴이 ㅁ궁화

등록일 2012-11-05 08:32

조회수 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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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전 생각- -최영철(1956~ )
파장 무렵

집 근처 노점에서 산 호박잎

스무장에 오백 원이다

호박씨야 값을 따질 수 없다지만

호박씨를 키운 흙의 노고는

적게 잡아 오백 원

해와 비와 바람의 노고도

적게 잡아 각각 오백 원

호박잎을 거둔 농부의 노고야

값을 따질 수 없다지만

호박잎을 실어 나른 트럭의 노고도

적게 잡아 오백 원

그것을 파느라 저녁도 굶고 있는

노점 할머니의 노고도 적게 잡아 오백 원

그것을 씻고 다듬어 밥상에 올린

아내의 노고도 값을 따질 수 없다지만

호박잎을 사들고 온 나의 노고도 오백원

그것을 입안에 다 넣으려고

호박쌈을 먹는 내 입이

찢어질 듯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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