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를 치열하게 살지 않으면 30대를 기약할 수 없다고 해서, 시간을 헛투로 쓰지 않고 달려왔습니다. 번듯하진 않지만 직장도 얻었고, 능력도 인정받아 진급도 했고, 지금은 결혼이후 아이 봐줄 곳 없어 그만두고 육아에 전념하고 있는데...
가정도 꾸렸고, 아이도 있고, 또 엄마라는 버거운 타이틀도 얻었는데....
근데 딱히 뭐라고 설명할 수 없지만 채워지지 않고, 계속해서 써버리기만 하는 것 같아서,
이렇게 30대를 살면 40대도 없을 것 같은 불안감이 늘 마음 속에 존재합니다.
몇 되지 않은 등산 경험도 저질 체력과 귀찮음으로 맘같이 산을 오르는데 늘 마음을 다 잡고 가곤 했었습니다.
그 마저도 아직은 아기가 어려서 당분간은 좀 미뤄야 할텐데, 이 책을 보니 가지 않아도 산에 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를 하게 했습니다.
최근 건강을 위해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인기있는 등산이지만,
이 책은 설악산, 한라산, 지리산 등 등 등반가들을 위한 산의 소개가 아니라
서울 사는 우리가 사대문 안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동네산을 이야기 합니다.
그러고보니 제가 어제 다녀왔던 관악산, 집 근처의 청계산, 우면산 같은 친근한 산도 나와 있네요.
제가 경험하고 난 산의 느낌과 이야기꾼 기자가 쓴 같은 산의 느낌을 비교하면서 읽는 재미도 있고, 제가 몰랐던 부분도 있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산에 오르면 무념무상....아무 생각없이 그저 오르곤 해서 좋았는데,
지은이의 구석구석 툭툭 내뱉은 말들이 참말로 공감이 가 참 맘에 드는 책이다.
30대 여자의 일상은 이렇게 표현했다. 결혼 전 내 모습이라 너무 공감갑니다.
...30대의 여자는 그만큼 한가하지도 여유롭지도 않다. 평일엔 새벽같이 화장하고 일터로 나가야하고 퇴근 시간 후에도 야근이며 자기개발에 온 힘을 쏜아야 하는 우리가 아니던가. 휴일마저 새벽형 인간으로 살아내기엔 남아있는 체력이 바닥난지 오래다.....(p20)
그럼에도 산을 가야만 하는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건 산 속에 펼쳐진 자연이고, 자연이 내어주는 호흡이고 배낭에 싸들고 간 간식이다. 내가 원하는 건 새소리 물소리이고 나무와의 접촉이고 가감도 없고 과장이나 가식도 없는 계절의 내음이고 사색의 시간이다.....끊임없이 스스로를 단장시키고 단련시켜야 하는 도시생활이 아니라 아침마다 자연스럽게 자연에 눈 뜨는 생활을 꿈꾼다. 나도 모르게 도시인이 되어 있지만 인간의 소박한 본능을 잊지 않고 그것을 만족시키고 싶은 것이다. 산에는 나무가 있고 숲이 있고 흙이 있고 바위가 있고 계곡이 있고 상쾌한 공기가 있다. 누구에게나 거저다....(p35-36)
등산이라고 하기엔 단촐하고, 산책이라고 하기엔 조금 더 힘든 [산에 가기]에 대해 간략한 준비사항, 이를 테면 옷, 간식 등등에 대한 소개와 근거리 서울 경기 소재 동네산에 대한 소개가 나와 있습니다..
여자의 등산 정복이 아닌 행복이라 말하는 책에서,
치열하게 바쁘게 살아가는 오늘의 여자들에게 앞으로 향한 구심점을 찾고, 자신을 위로하고 쉬게 하는데,
산은 더없이 적절한 대안임을 공감하며 읽어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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