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북 콘서트에 갔다가 뒤풀이 자리에서 중학교 2학년짜리 소녀와 마주앉게 되었다.
그날 주인공이었던 엄마를 따라왔는데 어쩐지 풀이 죽은 모습이었다. “무슨 고민이라도 있니?”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을 하기 시작했다. “키도 작고 못생겨서 너무 고민이에요.” 내가 잘못 들었나? 공부를 못해서, 친구가 없어서 혹은 부모님이 사이가 좋지 않아서 고민이라면 이해가 되지만 못생겨서 고민이라니? 고인이 된 이주일 아저씨의 고민이라면 몰라도 겨우 열네 살 소녀의 고민으로는 어울리지 않는다. 정말 못생겼나 싶어 아이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귀엽고 깜찍하게 생기지는 않았지만, 심술이 묻어나는 얼굴도 아니었다. 어떤 쪽이었느냐 하면, 계속 보고 있으면 친근감이 생겨서 말을 걸고 싶은 얼굴이었다.
하지만 그런 말을 해 봤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았다. 정말, 이 아이는 심각하게 고민을 하고 있으니까. 그렇다고 나중에 성형 수술을 하면 된다고 말해 주는 건 성의가 없을 것 같았다. 어영부영 답을 하지 못하니까 옆에 있던 아내가 입을 열었다. “이모가 학교 다닐 때 말이야, 정말 못생긴 아이가 있었는데 아무도 그 아이를 놀리지 않았어.” 아이의 눈이 반짝거렸다. “왜요?” “연극부에서 웃긴 역할만 맡았는데, 얼마나 잘하는지 배꼽이 빠질 지경이었거든.” “네……. 하지만 저는 잘하는 것도 별로 없어요. 공부도 별로…….” “그럼 하나 만들어 봐. 노래도 좋고 그림도 좋고. 하나의 장기가 있다면 친구들은 너의 외모를 보고 평가하지 않아. 게다가 그걸 열심히 하는 동안 외모를 걱정할 틈은 생기지 않을 거야.” 아이는 반신반의하는 눈빛이었다. 맥주를 들이켜다 내가 끼어들었다. “아이고 열네 살 여자아이가 어떻게 안 예쁠 수 있냐고? 걱정하지 마. 내가 장담할게. 누가 놀리거든 데려오라고. 흠씬 패 줄 테니까.” 아이는 피식 웃었다.
시간이 늦어서 엄마와 아이는 집으로 돌아갔고 사람들은 남아서 술을 더 마셨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아이의 고민이 생각났다. “당신 고등학생 때 못생긴 친구 이야기……. 사실이야?” “응. 그런데 그 아이는 정말 고민되겠더라. 요즘 아이들은 예쁜 아이돌에 익숙해져 있잖아. 여자 아이들은 외모에 민감한 편이거든.” “그런가? 남자아이들은 외모에 대해서 별 고민을 하지 않아서……. 못생겨도 자기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하지.”
나는 문득 요즘 즐겨 보는 고민 상담 프로그램이 생각났다. 고민 사연을 보내서 토크로 풀어내고 그걸 들은 뒤 방청객이 고민인지 아닌지 결정해서 최고의 고민자를 정한다. 너무 못생겼다는 이 아이의 고민은 표를 몇 개 못 얻을 것 같았다. 그 나이에는 다들 그런 고민을 한다. 크면 예뻐진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내면에 있다는 등의 뻔한 위로를 할 것이다. 하지만 모든 고민은 본인의 입장에서는 심각하다. 우리가 방청객이라면 아내는 고민이라는 쪽에 한 표, 나는 아니라는 쪽에 한 표를 주겠지. 아이에게 그것이 고민이 아닌 이유에 대해 명확한 답을 주고 싶지만, 아직 찾지 못했다. 그게 요즘 나의 고민이다. 서진 님|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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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로롱~
저만해도 사춘기때 외모에 대해 고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기업 TV광고에도 나오던데
아이들이 아이돌을 꿈꾸는 것이 아닌 과학자를 꿈꾸게 하는 ...
살다보면 외모가 전부가 아닌데... 요즘 아이들에겐
중요한 요소가 되어 버린건가봐요~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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