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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 박양균
그 신(神)은 너에게 침묵(沈默)으로 답(答)하리라 ― 릴케 사람이 사람과 더불어 망(亡)한 이 황무(荒蕪)한 전장(戰場)에서 이름도 모를 꽃 한 송이 뉘의 위촉(委囑)으로 피어났기에 상냥함을 발돋움하여 하늘과 맞섬이뇨. 그 무지한 포성(砲聲)과 폭음(爆音)과 고함(高喊)과 마지막 살육(殺戮)의 피에 젖어 그렇게 육중한 지축(地軸)이 흔들리었거늘 너는 오히려 정밀(靜謐) 속 끝없는 부드러움으로 자랐기에 가늘은 모가지를 하고 푸르른 천심(天心)에의 길 위에서 한 점 웃음으로 지우려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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