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빛 /김명인

글쓴이 ㅁ궁화

등록일 2012-02-15 08:28

조회수 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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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의 빛 / 김명인

희망의 문학

 

 

   골목 안 국밥집에는 두 사내가 마주앉아

   허름한 저녁을 들고 있다, 뚝배기 속으로

 

   달그락거리던 숟갈질이 빈 반찬그릇에서 멎자

   한 사내는 아쉬운 듯 주머니를 뒤져 담배를 붙여 물고

 

   유리창 밖을 내다본다, 마주앉은 사내는

   목덜미를 타고 내리는 식은땀은 닦아 낼

 

   겨를도 없이 남은 국물을 들이마시고

   마지막 깍두기를 씹고 있다, 언제 왔는지 어둠이

 

   깊은 심연처럼 그릇 바닥에 고여

   어둑히 내다보면 구겨지는 골목으로 벗어나며

 

   저 사내에게도 갈 곳이 있다는 것일까

   어느새 웃자란 수염이 차지한 뽀쪽턱을 비껴

 

   추위에 움츠린 겨울의 가등(街燈)들이 무심한 듯

   길바닥에 일렁거리지만

 

   불빛이 감추는 망막 때문에 유리창 안쪽으로

   따뜻한 것들이 기웃거리는지

 

   아까부터 군청색 작업복의 사내가 골똘히 생각하는 것은

   대책 없는 허술한 앞날일 뿐

 

   잿빛 잠바도 모르는 사내들의 길 위로 어디서나

   흔해빠진 길들을 차지하려고 사람들은

 

   저렇게 바쁘게 오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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