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남(三南)에 내리는 눈

글쓴이 ㅁ궁화

등록일 2012-02-07 12:14

조회수 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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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남(三南)에 내리는 눈 /황동규

 

   봉준(琫準)이가 운다.

   무식하게 무식하게

   일자 무식하게,

   아 한문만 알았던들

   부드럽게 우는 법만 알았던들

   왕 뒤에 큰 왕이 있고 큰 왕의 채찍!

   마패 없이 거듭 국경을 넘는

   저 보마(步馬)의 겨울 안개 아래

   부챗살로 갈라지는 땅들

   포(砲)들이 땅의 아이들처럼 울어

   찬 눈에 홀로 볼 비빌 것을 알았던들

   계룡산에 들어 조용히 밭에 목매었으련만

 

   목매었으련만,

   대국낫도 왜낫도 잘 들었으련만

   눈이 내린다,

   우리가 무심히 건너는 돌다리에

   형제의 아버지가 남몰래 앓는 초가 그늘에

   귀 기울여 보아라,

   눈이 내린다, 무심히,

   갑갑하게 내려앉은 하늘 아래

   무식하게 무식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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