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잃은 고양이를 키우다--
아주 우연히
집 잃은 고양이를 키우게 되었다.
처음에는 적당히 키우다
주인 찾아오면 돌려줘야지 생각했다.
나도 고양이처럼 외로우니까
집을 잃은 건지, 집을 나온 건지
모르지만 말이다.
날이 갈수록
원래 내가 키운 고양이인 듯 정이 간다.
고양이도 이제는 나를 참 좋아한다.
문득 겁이 난다.
고양이 주인이 나타나면 어떡하지
아니 집을 나가버리면 어떡하지
원래 집을 나와 본 녀석이잖아
결국은 주인이 찾아오던지
또 집을 나갈 녀석이 확실하다.
자신이 없다
헤어짐을 준비해야겠다.
나중에 더 아프기전에
남의 집에 대신 키워달라고 부탁한다.
더 정이 들면
너무 힘이 들까봐
새로 이쁜 고양이 한 마리 사려고
고양이 가게를 둘러봐도
마음에 드는 놈이 없다.
그 녀석이랑 정이 많이 들어서인지
다른 고양이는 눈에 안 들어온다.
전화벨소리가 울린다.
“ 죄송한데요. 고양이가 없어졌어요.
어떡하죠, 저희 집에 와서는
통 밥도 안 먹고 울기만 하더니 집을
나가버렸나 봐요. ”
고양이를 키워달라고 부탁한 지인의 전화였다.
급한 마음에
고양이를 찾으려
대문을 나서는데
이 녀석이
대문 앞에 떡하니 폼 잡고 앉아있다
서둘러 안고 집으로 들어왔다.
다시 보니 너무 좋다.
그래, 다시 키워야겠다.
아니다,
게다가 그새 새 주인과
나보다 정이 더 들은 건
아닌지 샘도 난다
어떡하지
잘 모르겠다.
혹시
당신도
영원히 내 것은 될 것 같지 않고
내 것으로 만들 자신도 없어
나중에 너무 아플까봐
차라리 지금 아파하려고
그게 더 나은 선택이라 자신했는데
막상 내 눈 앞에 나타나니
잠시 잃었던 행복보다
오히려 더 큰 행복으로 나타나
나중에 올 아픔을 잠시 잊어버리고 싶은
그런 '사랑' 이 있나요?
그렇다면
그 사랑 말이죠.
다시 키우세요.
고양이 다시 키우듯이
책 ' 오죽하면 ' 내용 중에서
출처 : 책 "오죽하면"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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