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는 목마름으로 / 김지하

글쓴이 ㅁ궁화

등록일 2012-01-30 11:57

조회수 2,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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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는 목마름으로 / 김지하


희망의 문학


   신 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 가닥 있어

   타는 가슴 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아직 동 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가

   발자욱 소리 호르락 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


   외마디 길고 긴 누군가의 비명 소리

   신음 소리 통곡 소리 탄식 소리 그 속에 내 가슴팍 속에


   깊이깊이 새겨지는 내 이름 위에

   네 이름의 외로운 눈부심 위에


   살아 오는 삶의 아픔

   살아 오는 저 푸르른 자유의 추억


   되살아 오는 끌려가던 벗들의 피 묻은 얼굴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떨리는 치떨리는 노여움으로 나무판자에


   백묵으로 서툰 솜씨로 쓴다.


   숨죽여 흐느끼며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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