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목 / 신경림

글쓴이 ㅁ궁화

등록일 2012-01-28 13:12

조회수 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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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목(裸木) / 신경림

희망의 문학



  나무들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서서


  하늘을 향해 길게 팔을 내뻗고 있다


  밤이면 메마른 손끝에 아름다운 별빛을 받아


  드러낸 몸통에서 흙 속에 박은 뿌리까지


  그것으로 말끔히 씻어내려는 것이겠지


  터진 살갗에 새겨진 고달픈 삶이나


  뒤틀린 허리에 배인 구질구질한 나날이야


  부끄러울 것도 숨길 것도 없어


  한밤에 내려 몸을 덮는 눈 따위


  흔들어 시원스레 털어 다시 알몸이 되겠지만


  알고 있을까 그들 때로 서로 부둥켜안고


  온몸을 떨며 깊은 울음을 터뜨릴 때


  멀리서 같이 우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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