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 곽재구

글쓴이 ㅁ궁화

등록일 2012-01-17 12:51

조회수 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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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 곽재구

  

    

     강변에서

     내가 사는 작은 오막살이집까지    

     이르는 숲길 사이에

 

     어느 하루

     마음먹고 나무계단 하나

     만들었습니다

 

     밟으면 삐걱이는

     나무 울음소리가 산뻐꾸기 울음

     소리보다 듣기 좋았습니다

     

     언젠가는 당신이

     이 계단을 밟고

     내 오막살이집을 찾을 때 있겠지요

 

     설령 그때 내게

     나를 열렬히 사랑했던 신이 찾아와

 

     자, 이게 네가 그 동안 목마르게 찾았던 그 물건이야

     하며 막 봇짐을 푸는 순간이라 해도

 

     난 당신이 내 나무계단을 밟는 소리

     놓치지 않고 들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는 신과는 상관없이

     강변 숲길을 따라 달려가기 시작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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