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님의 남편과 내 아들

글쓴이 만석

등록일 2010-12-12 22:58

조회수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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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님의 남편과 내 아들


  “어머니. 이거 쓰세요.”

  외출에서 들어온 며느리가 작은 꾸러미를 내민다. 선크림이다.

  “어머. 나 이거 없는데. 그렇잖아도 사려구 했는데 어찌 알았어?. 요새 애기 것도 사기 빠듯할 텐데. 잘 쓸게 고맙다.”

  뒤에 섰던 아들이 말을 잇는다.

  “엄마가 사야겠다고 하셨다던대요? 몇 푼 주지도 못하는 용돈으로 그걸 사더라구요. 이쁘죠?”

  “…….”

  “적은용돈으로……. 저도 못쓰면서.”

  이 녀석은 어미의 제 댁 칭찬이 부족하다고 느꼈는지 자꾸만 ‘적은용돈’만 읊어댄다. 목구멍으로 뭉클하고 뭔가 올라온다. 우선 목젖으로 꾹꾹 누르고 생각한다. 나 시방 선크림에 감격한 겨? 너무너무 고마운 겨? 아니다.


  방문을 나서는 아들을 불러 세우고 싶은 충동이 인다.

  “에미는 나가고 너는 좀 앉어라.”하고 싶다.

  ‘너, 엄마한테 그 적은 용돈이라는 거 줘 봤어? 그거 에미 한 번 줘 봤냐고.’

  ‘너, 네 처는 카드도 만들어 줬던디? 그래도 용돈을 따로 주는 겨?’

  ‘나는 귀경도 못한 통장도 결혼하자마자 마누라한테 넘어 갔던디?’

  ‘아들~~~~~~~! 통장까지는 바라지도 않어. 엄마도 카드 좀 만들어 줘 봐봐.’

  허나 마음뿐이다. 절대로 내 뱉지 못하는 말이지. 제 댁에게 좀 더 많은 용돈을 주지 못하는 것만 미안하다는데 뭔 말을 해.


  아들~. 내가 아들보다 더 부자(富者)라고? 그려서 용돈 안 주는 겨? 내가 부자도 아니거니와 설령 부자라 치자. 그렇다면 되로 주고 말로 받을 걸 왜 몰라. 한 푼 주면 두 푼 돌아갈 것 아녀? 그리고 아들이 주는 용돈은 내 쌈지 풀어쓰는 것과는 그 맛이 다르지. 나도 그 맛 좀 보자는 말씀이야.

  더 부자가 되면 줄 겨? 내가 그때까지 기다리지 못하면 어쪄?

  낼 모레 부자가 될 거라고? 내 희망사항이기도 하지만, 그땐 더 채우고 싶은 욕심에 에미한테 용돈 주고 싶은 생각은 못할 걸?!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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