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생강과 마늘 다듬는 부업을 합니다. 50킬로짜리 자루를 다섯 자루씩 다듬는 날도 있지요. 물론 저 혼자서는 하기 힘들어 아래층 윗층 이웃들과 모여 수다도 떨고 까르르 웃어가며 일을 해야 지루하지도 않고 일의 능률도 오른답니다. 손으로는 열심히 생강과 마늘을 다듬으면서 입으로는 대화도 나누고 웃기도 하고 부업을 시작하면서 온 몸의 세포들이 주인을 닮아 한층 부지런해졌단 느낌이 팍팍 들어요. 손이 어지간히 빠르지 않고서는 하루치 일을 해치우지 못하니 덩달아 손도 입도 빨라질 수밖에요..^.^
지지난 해 남편이 한 초등학교 식당에 취업이 되면서 저도 이 일을 시작했지요. 원래는 다른 곳에서 부업을 했던 건데 남편 말을 들어보니 돈도 될 것 같고 남이 아니라 믿을 수 있는 사람이 해주면 위생에도 신경 쓸 것 같고 부러 기름 닳리며 실어다 주고 수거해 오지 않아도 되니 식당 측에서도 좋아했다고 해요. 돈 싫은 사람이 세상에 있으려구요? 저도 처음엔 돈 욕심에 시작했는데 막상 일을 시작하니 어려운 점들이 한두가지가 아니었어요. 우선 마늘과 생강의 특성상 매운 기가 강해 눈도 아프고 손도 아리고 집안에 펼쳐 놓고 일을 하니 온 집안에 매캐한 기운이 가득해 아직 어린 둘째는 눈물 콧물 다 흘리고 다녔지요.
그래도 일이 힘든 만큼 수입도 짭짤해서 면장갑에 비닐장갑까지 장갑 두 켤레로 중무장을 하고 네 살 밖에 안 된 둘째를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일을 이어갔어요. 그간 헤프닝도 많았어요. 남편은 어쩌면 그리 까다로운지 자칫 실수로 마늘 꼭지를 안 따고 그냥 넣은 걸 하나라도 발견하는 날에는 꼭 팥쥐어멈처럼 잔소리를 해대고 집안일 때문에 일이 좀 늦어지면 다른 곳에 부업을 줘버리겠다고 어찌나 협박을 해대는지요... 그럴 때마다 집어 치우고픈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그래도 우리 식구 한 달 생활비에 맞먹는 돈의 유혹을 포기할 수 없어 아직도 이 일을 해오고 있네요.^^
오늘도 남편은 새벽 3시에 일어나 출근을 했어요. 그 시간에 나가야 새벽시장을 봐서 늦지 않게 그날 식단대로 음식을 해 급식을 할 수 있거든요. 시장을 본 뒤에 다시 또 오늘 다듬어야 할 마늘이랑 생강을 몇 자루 싣고 집으로 오겠지요. 전에는 아이들이 제게서 마늘냄새랑 생강냄새 많이 난다고 싫어하더니만 요새는 애들도 면역이 되었는지 아무 냄새가 나질 않는다고 하네요? 그래도 어쩌다 엘리베이터를 타면 저를 잘 모르시는 분들, 묘한 시선으로 코를 움켜쥐시는 분들도 계세요. 첨에는 적응이 안 되어 남사스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했는데 저 역시 이젠 적응이 되어 속으로 피식 웃고 맙니다. 한국사람인데 마늘 안 먹고 사는 사람 있느냐 자위하면서 말에요.
힘들게 일해도, 탱자탱자 놀아도 가는 시간.. 돈도 벌고 가정경제에 보탬도 되고 이웃들과 사는 이야기도 보따리보따리 풀어가며 수다도 떨 겸 스트레스도 날리고,,,,이 일이야 말로 일거 양득이 아닐런지요? 비록 그리 큰 돈은 아니지만 여느 직장인이나 매한가지로 열심히 일하며 수고비를 받는 날을 기다리며 하루하루 즐겁게 일하렵니다. 한달치 일한 수고비를 받는 날, 보쌈이나 탕수육 같은 맛난 음식을 돌아가며 쏘는 재미도 쏠쏠하거든요..
zkfk68
긍정적인 생각으로 생활을 하시니
힘든일도 들 힘든것 아닐까요
앞으로 좋은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
답글
서비
일을 하면서 보람을 얻는다는 것이 어디 그리 흔한 가요.
즐겁게 일하시는 모습들이 눈에 그려집니다.
부럽기도 하구요.
더욱더 발전이 있으시길 바랄께요.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