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참 한심할 때

글쓴이 소엽

등록일 2010-11-20 19:35

조회수 2,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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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교실에 나가면서 저의 하루는 학교와 집 그 두 곳뿐입니다.

그러니 자연스레 제 시야도 좁아진 듯 합니다.

아이들이 저를 잘 따르면 기분이 좋고, 잘 안 따르거나 말썽을 부리면

그냥 싫어지니 말입니다.


2학년 계집아이 하나가 제 신경을 가끔 건드립니다.

즈 엄마가 교수라고 이 계집애는 뭐든 즈 엄마를 아주 대단하게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하긴, 그 나이의 애들은 엄마가 제일 대단한 존재일

테니까요. 엄마가 다른 사람을 어떻게 대하냐에 따라서 애들도 그렇게 되거든요.


이 애 엄마가 가끔 돌봄교실에 오는데, 저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그 계집아이의 행동이 이해가 될 정도라고 하면 될까요?

그러니 자연히 저도 그들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게 되더군요.

눈길을 안 주게 된다는 거지요.

저를 믿고 따르지 않는데 제가 잘 해 줄 필요가 있냐구요~

그저 할 일만 하게 되더군요. 간식 주고 밥 주고~

공부야  하든말든~


어젠가, 텔레비젼을 보다가 나이드신 분들의 이야기를 봤습니다.

그분들이 노년을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려면 "왕년에~ " 라는

생각을 가지지 않아야 한다고 하더군요.

왕년에 내가 뭘 했는데 지금 이런 일을 하게 되었냐!

그런 생각으로 살아간다면 절대로 행복할 수가 없다고.


그건 제게도 하고 싶은 말입니다.

제가 예전에 중학교 선생을 했든말든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이

중요한 것입니다. 초등학교 돌봄교사라는 조금은 낮게 볼 수 있는

일이라 해도 저는 갈수록 일이 몸에 익어서 참 편하고 좋거든요.

교수든 뭐든 그리 부러운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제목에 "스스로 참 한심할 때" 라고 달았는데, 제가 그렇게 느낄

때라면 바로 돌봄교실 일을 언제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입니다.

이 일은 제게 돈을 벌게 하고, 보람있는 시간을 가지게 하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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