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생과 김치 이야기

글쓴이 소엽

등록일 2010-11-18 16:48

조회수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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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7

1. 난데없는 김치가


어제

봉하마을에서 포기 김치가 16일 발송되어 17일에 받아볼 수 있다는

문자가 왔습니다.

문득 큰남동생이 전에 울집 주소를 물었던 게 생각나서

이놈이 주문했나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역시 그랬습니다.

오늘 택배 왔다고 전화가 와서, 경비실에 맡겨 두라고 하고,

동생에게 전화를 했더니 그랬다고 하네요.

뭘 그런 걸 보내고 그랬냐고, 얼마나 되는 양이냐고 물었더니

대뜸 이놈이 귀찮다는 투로 말하는 겁니다.


뭐든 주면 고맙다고 하고 받으면 되지 뭘 그리 물어대냐고 하면서.

사람들이 대체로 그렇더라고 합니다.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고맙다는 말만 하고 마냐구요~

(사실 그렇게 고마운 것도 아니었지만...

울집은 김치 냉장고가 없어서 김치 양이 많으면 맛이 변해서

아깝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하여간 고맙다고 하면서 맛없으면 잘 안 먹고 맛 있으면 잘 먹겠다고

하고는 전화를 끊었지요.

예전에 귤을 한 상자 보낸 적이 있어서 또 귤인가 싶었더니...


2010/11/18

2. 남동생에게 문자를~


어제 저녁에 바로 하려다 그새 까먹고는

이제야 보냈어요.


" 어제 저녁에 김치 먹었다~ 아주 맛있더라. 양도 적당하고~

  잘 먹을게. 고맙다! 큰누나~"


우리는 마음 따로 몸 따로인 경우가 참 많은 듯 해요.

마음으로는 정말 고마운데도 말은 그렇게 바로 안 나오고...

어른들이 특히 잘 그러시잖아요.

저도 어른들이 그렇게 말씀하시면 왜 꼭 그러실까 하면서도

저도 제 아랫사람들에게는 또 그러고 있단 말에요.


전에 아들들에게 제가 말한 적이 있답니다.

"아들아~ 나는 겉 따로 속 따로 안 한다. 그러니, 네가 장가간 후에도

 내가 어떤 말을 하면 그걸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그렇더라도 들어서 좋은 말은 먼저 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김치 5킬로가 왔는데, 담은 지 얼마 안 되어서인지 제 입에 그저 딱이었어요!

시어머니표 김치는 어제 저녁과 오늘 아침에는 냉장고에 그대로 두고~ ㅎㅎ


제 동생은 누나 성격을 알기 때문에 서운해 한다거나 그렇지는 않을 거에요.

좀전에도 전화로 말하지 않고 문자로 보낸 이유도, 전화하면 보나마나

뭘 또 그런 걸로 전화하고 그러냐고~ 그애 특유의 귀찮아하는 말투로

말할 게 뻔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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