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게 잘 놀았다.

글쓴이 밥상차리는 남자

등록일 2010-05-04 13:27

조회수 1,220

글자확대 글자축소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블로그 네이버밴드 페이스북 트위터

<장면 1>

 

길을 갑니다.

자동차 헤드라이트로 길을 내며 집으로 돌아갑니다.

어둠이 깔린 길 양편에 삼나무가 줄지어 서있습니다.

키 큰 삼나무들이 나를 호위하듯 병사인 것 같습니다.

하늘엔 별 하나, 초생 달 하나가 떠있습니다.

 

길을 갑니다.

삼나무가 늘어선 어둠 깔린 도로를 뒤로하며 앞으로 나아갑니다.

도열해 있는 것 같던 삼나무 한 쪽이 무너지면서 검푸른 빛이

눈앞에 들어옵니다.

삼나무가 무너진 곳에 듬성듬성 야자수가 서있습니다.

그 길을 지나 집으로 돌아갑니다.

 

<장면 2>

 

길을 갑니다.

가슴이 후련하도록 뻥 뚫린 길을 갑니다.

왼편으로는 한라산, 오른쪽으로는 서쪽 바다가 들어옵니다.

한라산 백록담은 붉은색 긴 목도리를 두르고,

어린왕자에 나오는 ‘코끼리를 삼킨 보아 뱀’과 꼭 닮은 비양도는

포도주 빛 바다에 헤엄칩니다.

 

비양도 정상에 눈에 띄는 큰 나무 몇 그루.

그곳엔 왠지 ‘플란다스 개’의 주인공인 넬로와 알로아가

앉아있을 것 같아 호기심으로 올랐지요.

그 비양도가 볼 붉히는 걸 보니

알로아와 넬로가 오늘은 입맞춤을 한 모양입니다.

그 길을 지나 집으로 돌아갑니다.

 

<장면 3>

 

봄꽃이 다 떨어졌는데도 춥고 흐리더니만

문득 여름이 찾아왔습니다.

꼬마손님인 찌꾸가 개교기념일이라고 놀러왔습니다.

셋이 바다로 놀러갑니다.

바다로 놀러 가는데 둘이 칼싸움을 합니다.

길에서 주운 나무막대기를 칼 삼아 입으로 ‘챙챙’거립니다.

 

바닷가 언덕에서 과자를 먹습니다.

과자로 에너지를 충전한 다음에 바닷가로 달려갑니다.

파도를 따라 오가면서 노래를 합니다.

“우리 집에 왜 왔니? 왜 왔니? 왜 왔니?”

“꽃 찾으러 왔단다, 왔단다, 왔단다.”

 

나뭇가지 칼이 요술연필로 뒤바뀝니다.

연필이 지나간 길은 기찻길이 되고, 기찻길을 밟는 사람은

기차가 되어 달립니다. 칙칙폭폭 칙칙폭폭 뽀오옥!

기차가 멈춘 곳에 요술연필을 꼽습니다.

이제 요술연필은 깃발이 되었습니다.

 

가위 바위 보. 가위 바위 보.

순서를 정해 모래를 덜어냅니다. 원하는 양만큼 모래를 덜어냅니다.

모래를 덜어내다가 깃발을 쓰러트리면 술래입니다.

술래에 걸린 사람은 엉덩이로 이름도 쓰고, 노래도 부릅니다.

신기하게도 돌아가면서 엉덩이로 이름을 쓰고, 노래를 부릅니다.

 

“아! 재밌게 잘 놀았다." 찌꾸가 말합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몇 번이나 잘 놀았다고 합니다.

제주에 뿌리내리기로 마음먹으니 모든 게 새롭습니다.

마이 페이지 > 스크랩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소중한 글에 감사 댓글 남겨주세요.

 담기 인쇄 답글 목록 글쓰기
로그인 후 덧글을 남겨주세요


글수 글수(37,115 )
쓰기
번호 제목 글쓴이등록일조회수
26438   어버이날이라고 선물 받았네요~ 미달이2010-05-141261
26437   카네이션 볼펜 4 미달이2010-05-141945
26436   향기방 중국 나들이... 14 분꽃2010-05-141586
26435   새해 결심의 진척도. 4 밥상차리..2010-05-142193
26434   대성리로 기차타고 소풍갔어요^^ 9 낙랑공주..2010-05-141367
26433   다들 아침 맛나게 드셨나요 1 이겨울님..2010-05-141167
26432   못난이 엄마.. 2 못난이 ..2010-05-141699
26431   금낭화가 아름다워요 4 현이2010-05-141154
26430   요즘 왜이렇게 졸릴까요? 4 아따맘마..2010-05-141795
26429   걱정거리가 2 이겨울님..2010-05-141274
26428   미숙아 딸내미 돌이 다가오네요 - 다소 긴글입니다. 4 김여라2010-05-131408
26427   10년된부부? 4 인선마눌..2010-05-131377
26426   혹시... 들은 분 계세요? 5 소엽2010-05-131536
26425   남편의 이중성. 2 떡보앤2010-05-131281
26424   점심식사 드셨어요? 2 자연2010-05-131113
26423   결혼만하면... 3 소유엄마..2010-05-131174
26422   오늘 날씨가 너무 좋네요 3 이겨울님..2010-05-131040
26421   아침 10시면 걸려오는 전화 한통 4 우주를지..2010-05-131314
26420   보약이 뭐길래 4 전현아2010-05-131147
26419   지금미즈에놀러왔어요! 6 미효니2010-05-131235
26418   6.25 전쟁 60주년을 맞이하여 6.25 전쟁 영웅들을 되짚어 보자 간작은넘..2010-05-124092
26417   여름에 암내 줄이는 방법 2 아따맘마..2010-05-121921
26416   영재교육원 준비하는 분 계세요? 선발 방식이 바뀐다는데.. 3 은영마미..2010-05-121341
26415   남편이 힘들어해서 속상해요~ 3 홀리홀리..2010-05-121594
26414   5월 8일날 순산하고 왔어요 ^^// 12 천진난만..2010-05-122011
26413   울 남편의 피부보호를 위해서 3 니라노2010-05-121227
26412   할아버지할머니칠순팔순잔칫날 다녀왔습니다 6 맘마미아..2010-05-121448
26411   별거 아니네! 9 밥상차리..2010-05-122043
26410   담임선생님땜에... 정말 속상해요 10 써녕2010-05-121665
26409   좋은 아침입니다 ^-^ 4 미효니2010-05-121131
26408   쓸모없는 상품권 남발 3 아따맘마..2010-05-122508
쓰기
검색 목록보기


이벤트·체험단

기간 ~

쑥쑥플래닛앤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