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채취.

글쓴이 밥상차리는 남자

등록일 2010-05-03 19:28

조회수 2,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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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께부터 고사리장마가 시작되었고, 어제 오후에야 처음으로 고사리를 끊으러 갔습니다.

'이미 새벽부터 다 훑어갔을 텐데 고사리가 있을까?'싶던 예상이 빗나갔습니다.

농부가 있어서 일부러 밭을 만들어놓은 것처럼 사방에서 고사리가 얼굴을 빼곰히 내밉니다.

이미 잎이 쇠어버린 고사리부터 이제 막 땅바닥에서 얼굴을 뗀 놈부터 훌쩍 자란 키에 잎이 벌어지지 않은

가장 이상적인 고사리까지 사이좋게 자라나고 있습니다.


눈에 힘을 주고 살금살금 걷습니다. 함부로 발을 놀렸다가는 어린 고사리를 밟아죽일 것 같아서

한발 한발 뗄 때마다 신중하게 발걸음을 옮깁니다. 고사리 하나가 삐죽 솟아오른 것 근처에 또

여럿이 자라나 있습니다. 고사리 두세 개를 끊고 허리를 펼라치면 또다른 고사리가 눈에 들어와서

허리 펼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셋이서 고사리를 끊은지 한 시간이 다 되어갈 무렵 다향이가 말합니다.

'배 고프니까 내려가'자고 합니다. 그래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고사리에 욕심을 부린다면 밤을 꼬박 새워도 다 끊지 못할 것이니 적당한 때에 돌아옵니다.

겨우 한 시간 동안 채취해서 삶아낸 것이 이만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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