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없는 이유

글쓴이 소엽

등록일 2010-05-03 17:02

조회수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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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막내여동생이 제 블로그에 들러서 남겨 놓은 글을 읽고

혼자서 어찌나 어이없던지... ㅎ~


"일대백에도 나갔었네 나보고 보라 하지.
사실 솜사탕 나오는 부분을 보긴 했었어.

신경써서 본건 아니고 저렇게 쉬운 문제도 틀리나 하며 건성으로 봤었는데

 언니가 나왔다는 사실도 신기하고 틀린건 더 신기하네^^
애들 어릴때 동요를 열심히 불러주었으면 안 틀렸을텐대..."


그래서 제가 댓글을 달아두었답니다.

하두 쑥스러워서... ㅋ


"ㅎㅎㅎ~ 애들 어릴 때 동화는커녕 동요 하나도 안 들려준 거 다 뽀록나네.
정말 웃기지~ 어쩌면 그렇게 쉬운 문제를 틀릴 수 있었냐고~
대구에 잘 다녀왔다. 엄마는 역시나 어찌나 많이 싸 주시던지!
커다란 배낭 같은 가방에 이것저것 넣어준 거 집에 와서 다 풀어놓고
사진 찍어 두었어. 나중에 사진 올려 두면 한번 봐라~
너 같으면 아마도 질겁을 하고 그냥 왔을걸~ ㅋㅋㅋ "


울엄마께서 싸 주신 물품들입니다.

저 배낭이 아주 커다랗거든요. 그 안에 꽉꽉~

엄마 왈~ "에구~ 딸 잡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무거워서 어쩌냐..."

그러면서 또 덧붙이는 말씀. "이래도 꼭 가고 나면 못 챙겨 준거 눈에 띄더라!"






연두색 두껑이 달린 하얀색 통 보이시죠? 자그마치 5리터가 들어가는 큰통입니다.

그 안에 들은 게 뭐냐면요~ 사골 고은 거 꽝꽝 얼린 거에요. 울작은놈이 어릴 때부터

곰국 고은 거 잘 먹는다고 그게 아예 엄마의 뇌리에 콱~ 박혀 있나 봐요.

곰국에 넣어서 먹을 양이며 고기도 한 봉다리~


그 통 앞에 있는 비닐 봉지 안에 든 거! 그건 지난 설날에 했던 탕국입니다.

그것도 꽝꽝 얼린 상태로 냉동실에 넣어두었던 거 주셨고,

큰통 옆에 있는 초록색 비닐봉지 보이시죠? 그 안에는 고디(골뱅이) 국 얼린 것이 있구요.


고디국 끓일 때 넣으라고 얼갈이 배추 삶은 것도 비닐봉지에 가득 넣어 두시고,

큰아들이 부모님 드시라고 사 온 냉동만두(태백에서 주문한 감자만두)도 넣으시고,

부추 다듬은 것, 두릅 삶은 것, 제가 좋아하는 곶감도!

설에 제사지내고 남은 부침개들도 역시나 냉동실에서 꺼내서 넣으시고!


그 양이 어마어마했어요!

주는 거 다 받아와야 엄마 마음이 편하실 거 같아서 무겁든말든 다 넣고

어깨에 매어 보니... 으...


동대구역에 갔더니 기차표가 다 매진이어서 고속버스를 타러 터미널에 갔는데,

물론 가깝기는 했어도 걸어가느라 어찌나 애먹었는지...

제게 딸이 없는 것도 다 이유가 있습니다!

저는 정말이지 이렇게 울엄마처럼 못 챙겨 줍니다.

그래도... 엄마 계셔서 이렇게 받아올 수 있다는 것이 고맙지요.


저는 뭘 드리고 왔냐구요?

겨우 봉투 하나 내밀고 왔어요... 그것도 어버이날 앞두고 있어서

아버지께 드리면서 엄마와 맛난 거 사 드시라고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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