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의 위력.

글쓴이 밥상차리는 남자

등록일 2010-04-15 07:35

조회수 2,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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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0일 농수산홈쇼핑에서 주최하는 2010 우리돼지 요리경연대회에 참가했습니다.

요리를 잘해서라기보다는 제주에 사는 사람으로서 대회취지 - 삼겹살과 목살, 족발만

선호하는 현실에서 다른 부위도 골고루 소비가 촉진되기를 바라는 - 에 적합한

제주사람들의 전통음식인 몸국을 알리고, 또 다향이랑 추억을 만들기위해서입니다.

애초에 그런 소박한 생각으로 참여했는데 예상과는 달리 일이 커지고 말았습니다.


모 잡지사랑 인터뷰 중에 지나가는 말로 한 요리대회참가얘기가 널리 퍼졌습니다.

급기야는 인터넷 초기화면에 떴다고도 하고,

KBS TV의 '생방송 오늘'에서 촬영요청도 왔습니다.

요리를 잘하지 못하는 사람으로서 부담스러워 피하고 싶었지만 요리대회주최측의

부탁이 있었던지라 거절하지 못했습니다.


'생방송 오늘'의 담당피디가 지난 8일과 9일 아침에 저희 가족을 촬영했습니다.

그리고 4월 10일(토) 요리대회까지 촬영한 것이 12일(월)아침방송에 나갔습니다.

그날 오전에 약속이 있어서 명동에 나갔다가 오후엔 인사동엘 들렀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알은 체를 합니다.

방송에 출연한 게 한두 번도 아닌데 유독 알은 체 하는 게

아마도 요리와 관련됐기 때문이 아닌가 짐작되면서 부담스럽습니다.


다향이랑 배낭을 둘러멘 채 길을 걷는데 악세사리를 파는 아주머니가 인사를 하고,

거리에서 다관과 찻잔, 옛그릇을 파는 분이

보이차다관 가격을 묻는 내게 선물이라면서 거저 줍니다.

쌈지건물을 구경할 때도 동동주를 마시던 아주머니 둘이 알은 체를 하고

약속시간이 다 되어서 이동하는데

"하이! 안녕하세요. 오늘아침에 방송 잘봤어요." 합니다.


그리고 13일. 분당에 잠깐 들러다가 서울대공원에 놀러갈 때의 일입니다.

배가 고파서 안양시 평촌동의 병천순대집으로 들어섰습니다.

뭐라도 먹어야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아서 들어섰는데 주문을 받은 아주머니가

다시 돌아와서 메모지를 내밉니다.

"어제 아침에 텔레비전에 나왔지요. 여기다 사인 좀 해주세요."

"......"


'아, 이건 뭐 연예인도 아닌데'싶어 얼굴이 벌게졌습니다.

하지만 거절할 수가 없어서 사인을 해주었습니다.

내 책 이외에 사인을 한 건 그때가 두 번째입니다.

순대국 세 그릇을 주문햇는데 아주머니가 서비스라면서 순대 한 접시를 줍니다.

아! 정말 민망한 일입니다.  


서울대공원으로 향하다가 국립과천과학관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날이 추워지더니 한 두 송이씩 눈발이 날리기도 합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가 점점 심각해지는 것 같습니다.

너무 추워서 견디지 못하고 과학관 안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공항으로 갑니다.

탑승 시간은 오후 7시 30분인데 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 30분입니다.


배가 고픕니다. 집에 가면 밤 10시가 넘을 테니 공항에서 밥을 먹기로 합니다.

나는 좋아하는 베트남쌀국수를 먹기로 하고 다향이랑 정희씨는 돌솤비빔밥을

먹습니다.

그런데 쌀국수집에서 일하는 청년이

"나, 아저씨 알아요. 어제 텔레비에서 요리하는 거 봤어요."러고 말합니다.


그래 나도 덕담을 해주었습니다.

"가끔 제주에서 올라올 때면 이곳(베트남쌀국수집)이 잇어서 행복해요.

내가 쌀국수를 정말 좋아하는데 제주에서는 먹을 데가 없거든요."
"아! 정말요." 청년이 흐뭇한 미소를 짓습니다.

그리고 내 말은 사실입니다. 밥 때에 김포공항에 있으면 꼭 쌀국수를 먹지요.

 

[4월 11일. 여의도 KBS방송국앞에서 만난 미즈회원님들 모두 반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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