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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의 양칫물이 난민촌 한사람의 종일 사용량 보다 많아 당신의 ‘물 발자국’은 얼마입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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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침잠을 깨우는 모닝커피 한잔. 이를 즐기기 위해 당신은 과연 얼마의 물을 소비할까? “고작 컵 하나 정도의 물!”이라고 답한다면 이는 큰 오산이다. 2L짜리 페트병 70개 분량. 자그마치 140L의 물이 쓰였다. 이것이 바로 모닝커피 한잔에 남긴 당신의 ‘물발자국(water footprint)’이다.
물 발자국이란?
물 발자국이란 사람이 직접 마시고 씻는데 사용한 물에다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하는데 소요되는 가상수(virtual water)를 합친 총량을 뜻한다. |
물발자국은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지구에 한 사람이 어느 정도의 피해를 줬는지 판단하는 기준이다 |
가상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물이란 뜻. 간접적인 물 사용량으로 2002년 처음 등장한 개념.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산하 물 교육 국제기관’의 아르옌 혹스트라(Arjen Hoekstra) 박사가 인간이 사용하는 물의 양과 제품소비가 지구 물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대중에게 알리고자 최초로 제시했다. 이후 2008년에는 뜻있는 과학자들과 환경 운동가들이 모여 ‘물발자국 네트워크(Water Footprint Network, WFN)'를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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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1L를 마시기 위해서는 1000L의 물이 필요하다 |
WFN(www.waterfootprint.org)을 참조하면 우리가 얼마나 큰 물발자국을 남기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소고기 1kg을 얻으려면 곡물, 건초를 재배하여 먹기고 씻기는 것을 포함해 총 16000L의 물이 필요하다. 쌀 1kg을 얻는 데는 3400L, 햄버거 1개에는 2400L, 우유 1L에는 1000L의 물이 사용된다. 비단 먹거리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티셔츠 한 장을 만드는 데는 4000L의 물이 사용되며 청바지 한 벌에는 무려 12000L의 물이 필요하다. 심지어 우리가 매일 같이 사용하고 있는 A4 종이 1장을 얻는데도 10L의 물이 쓰인다. 직접 마시고 쓰지 않더라도 물은 이렇게 우리도 모르게 계속해서 사용되고 있다. |
물은 곧 생명
물은 인간의 생명 활동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사람의 몸은 70~80%가 물로 이루어져있으며 1~2%만 빠져나가도 심한 갈증과 고통을 느끼고 5%를 잃으면 혼수상태에 빠지게 되는 것. 물은 곧 ‘생명’이다.
지구 대부분은 물로 덮여있다. 그러나 그중 많은 양은 바닷물로 식수로 사용할 수 없다. 인류가 식수로 사용할 수 있는 물은 2.5%정도이며 그것도 극지방의 빙하를 제외하면 전제 수자원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UN의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85%는 건조한 지대에 살고 있으면 이 가운데 10억 명 이상은 깨끗한 물에 전혀 접근할 수 없는 형편이다. 9억 명 이상이 안전한 식수를 구할 수 없으며 25억 명 이상은 안전한 하수설비를 갖추지 못한 채 살고 있다.
불행히도 경제협력기구는 2030이면 전 세계에서 39억 명이 물 부족으로 고통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안전하지 않은 물을 마시는 데 따른 사망자 수는 전쟁으로 인해 죽는 사람보다 10배 이상 많다. 매년 800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콜레라, 장티푸스, 세균성 이질과 같은 수인성 질병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 또한 전 세계 질병의 약 80%가 더러운 물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
먼 나라 이야기로 가볍게 들린다면 우리의 실정을 살펴보자. 우리나라는 지난 2007년 UN으로부터 ‘물 부족국가’로 지정됐다. 매년 320억㎥의 가상수를 수입하는 세계 5위의 가상수 수입국으로 연간 55G㎥의 커다란 물 발자국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이 일 년 동안 직간접적으로 쓰는 물은 1179㎥. 국제규격 수영장의 절반을 채우는 양이다. 물을 물 쓰듯 하는 ‘물 낭비국가’인 셈.
특명, 물 발자국을 줄여라!
사람이 남긴 발자국은 그의 인생을 평가하는 지표가 된다. 역사속의 현자들이 남긴 발자국은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고, 아버지가 남긴 생의 발자국은 아들에게 답습된다. 결국 당신이 향기롭고 아름다운 발자국이 아닌 더럽고 냄새나는 물 발자국을 남기게 된다면 미래의 인류에게 주어질 기본적인 행복 추구권은 사라지게 된다. “우리는 우리 후손으로부터 지구를 빌려왔다”는 인디언들의 속담처럼 우리의 터전이자 후손들의 미래가 될 지구를 위해 물 발자국을 줄여나가야 할 때이다.
√ 생활 속에서 물 발자국 줄이기
1. WFN(www.waterfootprint.org)을 통해 당신의 물 발자국을 계산해보자. 불필요한 물건의 구매는 커다란 물발자국으로 이어진다. 반드시 필요한 물건을 쓸 만큼만 구매하는 것. 물 발자국도 줄이고 가계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
2. 당신이 한 달에 한번 씩 받는 고지서는 몇 장이나 될까? SK텔레콤은 1인당 한 달에 받는 종이고지서의 양이 A4 3장 정도라고 추정할 때 전자청구서를 사용하는 630만 명이 한 달에 약 1900만장에 가까운 종이를 절약하는 것으로 집계했다. 한해에만 30년 된 나무 약 2만7000그루를 보호하는 셈. 이것 뿐 만 아니라 종이를 생산하고 우편물을 발송하는 과정까지의 물 발자국을 줄일 수 있다.
3. 물다국적기업에서 생산되어 국내에 수입되는 생수를 구입할 경우에는 그 물이 어느 국가지역에서 발원되었는지 따져봐야 한다. 취수원이 물 부족 국가일 수도 있기 때문. 생수 한 병을 사먹더라도 윤리적인 소비가 요구된다.
4. 월드비전의 한비야는 글을 통해 “우리가 양치질 한 번 할 때 흘려보내는 수돗물의 양은 6L. 난민촌에서 한 사람이 하루 종일 쓰는 양보다 많다. 화장실에서 물을 한 번 내릴 때 쓰는 물은 약 15L로 아프리카 한 가족이 하루 동안 먹고 마실 수 있다”며 수도꼭지를 통해 사용되는 물 낭비를 지적한 바 있다. 양치 컵을 사용하거나 샤워시간을 줄이는 것을 물 절약의 기본이다. 또한 하수구를 청소할 때 베이킹파우더와 식초를 끓는 물에 섞어 쓰는 천연 하수구 청소제를 사용해보자. 비용도 훨씬 저렴하고 효과도 만점이다. 시판되는 화학 하수구 청소제는 가성소다와 염산, 석유 물질 같은 부식성 독성물질이 함유되어 있어 수중생물에 큰 피해를 주고 정수비용도 높인다.
글, 사진ㅣ위민기자 장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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