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 기혼 여성들의 '시테크', 버리는 시간 진단부터

기혼 여성들의 '시테크', 버리는 시간 진단부터
글쓴이 김동희 등록일 2010-11-22 22:12 조회수 1,776 글자확대 글자축소

가사일을 주업무로 하는 기혼 여성들이 달고 사는 말 중 하나가 '바쁘다'는 말이다. 업무에 시달리는 직장인 입장에서는 아이 뒷바라지에 집안일 좀 하는 데 무슨 시간이 부족할까 싶을지 모르나, 가까이서 들여다 보면 24시간 풀가동 되는 게 기혼 여성들의 하루.
더구나 자기계발이나 부업에 시간을 투자하는 여성들이 많아지면서 가정에 공 들이는 시간이 줄어든 것에 죄책감을 갖는 사례도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일을 가능한 완벽하게 해내고자 하는 욕심이 있다면 조금이라도 시간을 벌어줄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보자. 그냥 버려지는 시간을 절약하는 것부터가 그 시작이다.

몇 천 원 아끼느라 버리는 시간 진단부터!

문화센터 선착순 등록 고객에게 사은품을 준다는 정보를 보고 당장에 마을버스를 타고 나간 최미경(34)씨. 30분을 대기해 등록한 뒤 시가 2천 원 정도의 사은품을 받았다. 횡재한 기분에 마침 백화점에서 반값에 판매하는 3만 원대의 옷까지 덜컥 구입.

이 경우 이틀 후인 아이 문화센터 수업이 있을 때 등록을 했다면 선착순 사은품은 놓쳐도 왕복 마을버스비 1천4백 원은 물론, 충동구매 지출도 아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30분을 버리며 대기해야 했던 시간과 왕복하느라 버린 2시간을 생각하면 오히려 버려진 게 더 많은 셈. 사은품보다 값진 시간을 낭비한 결과다.
인터넷 쇼핑을 주로 하는 안소영(32)씨는 물건 하나를 사는 데 들이는 시간이 최소 1시간 이상. 조금이라도 싼 물건을 산다며 비교 검색하는 시간에 배송비까지 따지자면 차라리 5분 거리인 근처 쇼핑가에 나가 직접 구매하는 게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절약일 수 있다.
'무료'라거나 '할인'이라는 말에 시간을 버려가며 움직이는 것은 명백한 낭비. 그 대신에 아르바이트를 했을 경우 시간당 최저 4천 원의 임금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이다.

아끼고 쪼개며 '시테크' 발휘하는 기혼 여성 사례

case1 가사도우미 도움 받으며 그 시간에 생산적인 활동을

8세, 4세 두 자녀를 둔 전업주부 김형애(37)씨는 6개월 전부터 가사도우미에게 집안일을 맡긴 후 삶의 질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주 3일 오전에 가사도우미가 오는 시간은 홈패션 무료강좌를 듣거나 기업체 모니터 활동을 하는 자기계발의 시간. 집안일에 시달리며 가족들에게 스트레스를 전가하던 때와는 달리 마음 여유가 생겨 가족들에게 오히려 더 충실해졌다. 가사도우미 비용으로 한 달 20여 만 원을 쓰고 있지만 질적인 시간운영을 따지자면 결코 아깝지 않은 지출이라고.

case2 마트에서 버리는 시간 줄이기

매주 일요일 온가족이 마트에 가 2~3시간을 보내고 오던 김진영(38)씨는 마트행을 한 달 1회로 줄이고, 그 외는 동네 상점이나 인터넷 마트를 이용한다. 인터넷 마트의 경우 대부분 8만 원 이하 구입 시에는 3천 원의 배송비가 들지만, 주차 전쟁에 계산대 앞에서 지루하게 기다리는 시간을 생각하면 그다지 아깝지 않다고. 대신 일요일 오후에는 가족들과 배드민턴을 치거나 공원 산책을 하며 대화의 시간을 늘렸다. 덕분에 휴일 오후가 한결 여유로워지고 충분히 휴식도 취할 수 있게 되었으니 시테크에 성공한 셈이다.

case3 남편과 효율적인 시간 분배

4살 된 유아를 둔 조은미(35)씨는 모든 일에 세 가족이 함께 동참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깨고 남편과 시간 분배를 감행했다. 토요일은 전적으로 남편의 휴식 시간으로 내어주고, 일요일은 조 씨만의 시간을 갖는 것. 아이를 전담한 토요일에는 근처 도서관을 가거나 공원에 나가고, 일요일에는 멀리 사는 친구도 만나고 혼자만의 쇼핑을 즐기며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다. 쳇바퀴처럼 도는 일상에서 벗어나니 활력도 생기고 육아 스트레스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는 게 시간 분배의 가장 큰 효과다.

case4 자투리 시간도 멀티 태스킹

아침이면 홈쇼핑과 드라마에 빠져 TV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던 이정숙(39)씨. 쌓인 집안일이 오후까지 밀리고 그 스트레스가 아이들한테까지 영향을 미치기 일쑤였다. 그래서 개선한 것이 오전에 TV 대신 오디오북을 들으며 집안일을 하는 것. 귀로 하는 독서 시간을 누리면서 집안일도 동시에 할 수 있는 방안이 되어줬다. 초등학교 6학년인 아이 가정학습을 위해 옆에서 지켜 앉아있는 시간이 많은 최연주(41)씨는 우두커니 아이를 주시하던 시간을 '취미 활동' 시간으로 바꿨다. 아이가 공부하는 동안 옆에서 십자수도 하고 책도 읽기로 한 것. 마냥 버려졌던 짜증나던 그 시간이 기다려지는 취미생활 시간으로 되살아났다.

기혼 여성 시간관리, 핵심은 이것!

◎ 오늘이 내 삶의 마지막 날이라면... 무엇이 나에게 진정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지를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그 일을 먼저 하게 될 것이다.

◎ 30대 시간 활용이 가장 중요... 40대가 오면 중년을 준비해야 할 시기가 온다. 30대에 중요한 생명과 같은 시간을 잘 활용해야 40, 50대에 미소를 지으면 살 수 있다. 지금 시간을 아껴 알뜰하게 사용하는 것이 이후의 삶을 위한 시테크라는 것을 생각하라.
◎ 한계를 정하라... 아이를 학교나 유치원에 보내고 이웃과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떨고 점심 먹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때로는 필요하다. 그러나 그 한계를 정하라. 넘치면 시간이 그냥 쓰레기통으로 들어가 버린다.
◎ 한 시간을 세 시간처럼 사용해 보라... 한 가지 일을 해도 세 가지 효율성을 만들어보라. 아이를 데리고 놀이터로 갈 때는 귀에 이어폰을 꽂고 짬이 나는 대로 책을 본다. 설거지 할 때면 어학 테이프를 틀어놓고 TV를 볼 때는 훌라후프를 한다.
◎ 건강을 관리하라... 건강하다면 더 많이 살게 될 것이고, 가지게 될 시간은 그만큼 더 많아지게 된다.
◎ '바쁘게'가 아니라 '중요한 것' 우선으로... 자신의 궁극적인 비전을 위해 시간을 쓰고 있는지, 그 꿈을 위해 지금 나에게 중요한 일은 무엇이며 급한 일은 무엇인지 잘 구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냥 온종일 정신없이 돌아다니고 시간만 흘려보낼 뿐 아무 소득 없이 바쁘기만 하다.

* 참고도서 | ≪여자30대, 내 생애 최고의 인생을 만들어라≫(정영순 지음, 가림 펴냄)
글&사진 | 위민기자 최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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