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은 아이가 이렇게 내 맘을 아프게 해

글쓴이 디토

등록일 2010-03-05 11:10

조회수 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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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민이의 첫 유치원 입학날 3월 3일!


이날의 출사표를 던지기 위해 오랫동안, 나름대로 치밀하게 움직였다.


작년 여름에 동네 유치원 탐방을 시작해 일찌감치 결정을 해두고


매주 한번씩 유치원 들르기, 유치원 청소기 만지기, 유치원 뜰에서 놀기,


선생님들과 인사하기,  다큐 방송 찍는다고 유치원 휘젓고 다니기(방송에선 편집됨^^),


오리엔테이션 후 해민 담임 선생님께 기나긴 메일 써보내기...


입학날엔 일찍 옷 차려입고 가방 메고 엘리베이터 안에서부터 사진 찍으며


분위기 잡고 기쁘게 기쁘게~~


버스에 오르며 살짝 어두워진 얼굴, 버스 안에 오도마니 앉아 내다보는 모습...




이날은 건강모임 많은 분들의 격려 덕분인지 얼떨결에 다녀온 해민이가


다음날부터 기나긴 여행을 예고하고 있었다.


3월 4일, 버스가 오자 못 타겠다고 울기 시작하여 버스를 보내고


내가 운전하여 데려가는 실수를 범했다.


나는 아직 해민이를 '마음이 아파 놀이치료 받는 아이'로 정의하고 있었던 것이다.




교실에 들여보내고 문밖에 앉아 동태를 살피니


들락날락하며 엄마와 함께 있겠다고 산만하게 움직였다.


원장선생님, 주임 선생님과 상담을 한 후


해민이가 담임선생님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맘을 굳혔다.


해민이는 더이상 '아픈 아이'가 아니구나!




그래서 드디어 오늘,


어젯밤부터 유치원 안 다닐래요,,하고 울던 아이가


오늘 아침 갈 시간이 되면서 울음이 점점 커졌다.


안 나오겠다고 울어대서 그럼 엄마가 대신 유치원 갈게,하고


가방과 옷을 들고 먼저 나섰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너무나 간곡하게 자신의 작은 가슴을 꾹꾹 누르며


'엄마! 유치원 안 갈래요. 내 마음이 안 다니고 싶어요'


'마음'이란 그 단어에 간절함을 최대한 담아 말하는 아이 모습이


어찌나 구슬픈지!


유치원 버스 앞에서 선생님한테 덜렁 안겨 억지로 타고 떠났다.




책에는 나와 있다.


준비되지 않은 아이를 억지로 유치원에 보내지 말고


엄마가 따라가서 얼마간 같이 있거나


그래도 안 되면 굳이 유치원 보내지 않는 것을 고려하라...


게다가 해민이는 오랜동안 분리불안으로 힘들었던 상처가 있는데


이러다 덧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한 장면을 보고 해민이의 힘을 확인하였다.


유치원 교실 내 화장실로 들어가 소변을 보고


물 내리는 소리와 한참후 화장실 문을 열고 나오며 나를 보고 싱긋 웃던 모습,


속옷과 두꺼운 청바지를 완벽하게 추스려 입고 나온 그 모습 말이다.




어쨌거나 이 여행이 갈 길 멀다는 생각이 든다.


한동안 해민이는 나의 빈틈을 찾아 협상 하려 할 것이다.


아침이면 거듭 눈물바람을 하겠지..


내 맘이 아픈 건 이런 힘들어 하는 모습 자체보다도


이젠 해민이가 한 단계 넓은 세상으로 나아간다는 생각,


대견스럽고 애틋한 마음...


그 마음의 깊은 곳을 들여다보니


아이를 내 품속에 오래오래 품고 있고픈 욕심이 도사리고 있어


화들짝 놀랐다.




모든 변화는 상실이다...이 말을 다시 새기며


이 봄의 달콤한 상실을 씩씩하게 통과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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