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정말로 눈치 없는 남편

글쓴이 친절한연두콩

등록일 2010-02-24 21:12

조회수 2,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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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식이를 낳고 머리결이 푸석해지고 피부색이 칙칙해지더라고요.

시엄니께서 건조해진 피부엔 양파즙이 좋다며

며느리를 위해 꼬박꼬박 양파즙을 주문해서 보내주셔요.

 

 

올 설 연휴에 시댁에 갔는데 시어머니께서 제 얼굴을 요리조리 살펴보시더니

너무나 즐거워하시며 환하게 웃으시는 겁니다.

 

"음마야, 니 피부봐라 반짝반짝 윤이 난다. 다 양파즙 때문이라니까"

"아, 그래요? 양파즙 먹고 피부가 많이 보드라워진 거 같아요"

"그래. 나도 양파즙 먹고 손등 터진게 없어졌다. 꼬박꼬박 챙겨먹거라 내가 계속 시켜줄꾸마"

"감사합니다. 어머님"

 

어머니께서 좋아하시니 저도 기분이 좋더라고요.

간간히 거르기도 했는데 열심히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매년 그러하듯...

시부모님과 화기애애한 명절을 함께했습니다.

설 음식에 술도 한 잔 했고요, 도란도란 그 간 못나눈 정다운 얘기를 나눴어요.

 

그리고 전 폭식으로 좀 뽑아내야했기에;; 화장실로 향했죠.

남편과 시부모님은 여전히 그 간 못나눈 정다운 얘기를 나누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 간 못나눈 정다운 얘기

그 간.. 못나눈...

굳이 안 나눠도 되는....

 

그런 얘기

 

 

하아.

 

 

 

 

화장실에 우아하게 앉아 잡지를 보며 굵은 동아줄을 뽑아냅니다.

시어머니와 남편이 소담을 나누네요. 그  얘기가 살짝 들려요.


"두식어멈 피부 좋아진 거 봐라. 내가 사준 양파즙 때문이라니까. 너도 같이 먹어."

"아니야 엄마, 쟤 체험단인가 뭐 해서 받은 화장품으로 저리 된거야"


응? 응?

응?

응?


응?!

tuzki10_achim9_hanulmanse_hanulmanse.gif


뭐야.. 이 시베리아 귤까먹는 소리는...

설사도 아니건만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주륵주륵 흐르더군요.

마음같아선 이 굵은 동아줄을 끊고 달려나가 해명하고 싶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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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참 싫어하는 소-_-입니다.






슬금슬금 화장실에서 나오는 제게 시엄니가 묻더군요.


" 너 무슨 좋은 화장품 공짜로 얻고 피부 좋아졌다면서? "

" 네? 아.. 아니예요. 어머님 양파즙 먹으니 조금씩 고와지던데 "


참으로 눈치 없는 남편 한마디 거드네요.


" 뻥치시네. 그 화장품 쓰고부터 피부 좋아졌다고 맨날 자랑해놓구선 "


뻐..뻥치시네? 아아아아악!!!

촐싹대는 남푠의 주둥이를 뻥차고 싶었지만

여기는 시댁이예요.

남편을 노려볼 수 조차 없어요.

눈은 반달이 되어 생글생글 웃고있지만

그 반달 눈 안에 눈동자는 심하게 흔들리며 남편을 향해 말하고 있었어요.


' 너 집에가면 뽀오샤버릴꺼야!!!! 아아아아아악!!!! '


 


저는 거짓없는 솔직한 남편을 너무나 사랑해요.


그 솔직함이

나를...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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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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