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떡국 안먹을 거야.

글쓴이 밥상차리는 남자

등록일 2010-02-16 11:36

조회수 2,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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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나, 떡국 안먹을 거야."

"......"

설날에 떡국을 먹지 않겠다니...

"왜? 다향아. 떡국 싫으면 밥줄까?"

"아니. 떡국 먹으면 나이 한 살 먹잖아. 난 나이먹기 싫어."

"......"


이제 열두 살이 되는 1999년 생 아이가 나이먹기 싫다니.

사람이 어느정도 나이를 먹으면 떡국먹기 싫다는 농담도 하지만

어릴 때는 빨리 어른이되고 싶어하는 데 인지상정인데

나이 먹는 게 싫어서 떡국을 안 먹겠다니 도대체 뭔 소리인지.


"아빠가 스무 살 되면 집 나가라고 했잖아.

그런데 나는 엄마아빠랑 오래오래 살고 싶어.

그런데 떡국 먹으면 나이 먹으니끼 떡국 안먹겠다고."

"......"


ㅎㅎㅎ! 갑자기 웃음이 납니다.

웃기기는 한데 마냥 웃기만 할 수는 없습니다.

다향이가 잊을만 하면 "넌, 스무살이 되면 독립해야 돼."라고 했더니

그말이 꽤 부담스러웠던 모양입니다.


가만히 돌이켜보니 "난, 어른이 되지 않을 거야."라고 말한 게

처음도 아닙니다.

"날개에 힘이 없는 어린새는 어미가 물어다주는 먹이를 먹고 자라지만

날개에 힘이 붙으면 둥지를 벗어나 넓은 세상으로 나가는 거야."라고

얘기했을 때도 "난 아빠랑 계속 살거야"했었습니다.


스무살이 되면 집을 나가라고 하는 게 산술적인 나이도 아니고,

홀로서기할 나이가 되거나 능력을 갖추면 독립하라는 것인데

다향이가 오해를 한 모양입니다.

그래 다시 한번 조근조근 설명해줍니다. 그래더니

"난 그래도 계속해서 엄마아빠랑 살 거야."합니다.


피식! 웃음이 나옵니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합니다.

'어휴! 제발 스무살이 돼서나 떠나라. 너무 일찍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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