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키우는 할머니

글쓴이 박경진

등록일 2010-02-06 17:13

조회수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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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동네에 개 키우는 할머니가 계세요...!!

개를 암놈과 숯놈을 사서 이집 저집 식당마다 아기 태우고 고장난 유모차에 개 밥통을 싣고

아픈 다리를 절뚝절뚝 하며 개밥을 모아다가 아궁이에 나무로 개밥을 끊여 개를 키우셨지요..!!


첨에 한마리 두마리로 시작한 강아지들이 한달 한달 지나면서 대식구가 되어 가더라구요..


그럼 먼저 나온 강아지는 복날 팔아서 부모없는 아들 4형제를 입히고 먹이고 가르치며 하루하루

생계를 유지하시더라구요..!!


새벽에 눈을 뜨면 개밥 끊이기 시작해서 아침밥 한술 물에 말아 후르륵 마시고 바로 식당으로 개밥

얻으러 다녀오시고, 그리고 산으로 장작을 구하러 산으로 다니다 보면

어느새 컴컴한 밤이 되어야 집에 돌아오시곤 합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힘든줄 모르고, 지칠줄 모르며 살아 가는 할머니의 손은 손톱 사이사이 갈라져

피가 나고 진물이 나고, 손톱도 갈라지고, 쓰라리면서도 그 형제들 걱정할까 아프단 말씀 한번

제대로 안 하고 씩씩하게 남들에게 피해 안 주며 열심히 살아가셨습니다.


정말, 남자로 태어나셨다면, 이 나라 짊어지고 나아갈 장군이 되시지 않을셨을까 싶습니다.


누구 이야기 냐구요???


바로 저희 친정엄마를 낳아주신 외할머니 이야기랍니다.


아들 9명의 막내로 저희 엄마인 딸 하나 낳아 마님 소리 들어가며 옛날 머슴 부리며 편안하게 사셨답니다.

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생각도 못한 사고들...


탄광일로 살아가던 아들들이 광산이 무너지면서 하나씩 하나씩 떠나보내고.

그 많은 자식중  남은건 바로 저희 엄마 뿐이였답니다.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께서는 저희 엄마라도 살려야 겠다는 생각에 부랴부랴 17살 고등학교 나이에

강제로 얼굴도 못본 저희 아빠와 혼사를 할수 밖에 없었답니다.


그렇게 큰 아들이 낳은 자식 4형제와 부랴부랴 시집간 우리 엄마만 남고 아들 9명을 모두 잃게 된

아픔에 저희 외할아버지께서는 술로 흥청망청 사시디가 있는 재산 있는 논과 밭을 모두 날려 먹고

끝내는 외할머니만  남겨두시고 저 하늘 나라로 가셨답니다.


저희 외할머니는 그때부터 그 어린 4형제를 키우기 위해 몸과 마음을 아끼지 않고 돈을 모을수 밖에 없었다고 하십니다.


그렇게 고되고 하루 4~5시간밖에 못 주무시면서도 바르게 잘 자라주는 4형제와 밥 잘 먹고 새끼 잘

낳아주고 잘 커주는 강아지들만 보면 행복하시다는 저희 외할머니..


그렇게 4형제가 모두 장가를 가고 가정을 꾸리는 모습을 보시더니 맘이 놓이셨는지..

갑자기 정신을 놓으셨어요..!!


하나밖에 없는 자식 저희 어머님께서 그때부터 돌봐주시기 시작하셨어요...!!

치매가 와서 병원에도 가서 입원도 하시고, 저희 엄마는 밤 낮으로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외할머니 곁을

지켜 주셨습니다.


그렇게 1년 ~2년을 병원에 계시다가 많이 좋아지셔서 집으로 가도 된다는 의사선생님 말씀에

집으로 모셨습니다.


몸도 못 가누시고 다시 애기로 돌아간 저희 외할머니 기저귀에 대소변을 보시면 엄마가 다 갈아주시구

닦아주시고 그래도 하나도 지저분 하지 않다고 좋기만 하다고 살아만 있어 달라고 하며

매일 매일 할머니 곁을 떠나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던 할머니께서 갑자기 화사하게 웃으시며 저희 엄마의 손을 꼬옥 잡으시며 눈물을 주루룩 흘리며

눈을 감으셨답니다.


저희 엄마 몇번을 정신 잃고 다시 일어나 정신 잃기를 서너번...

할머니 양지 바른 곳에 잘 모셔 드리고 정신줄을 놓아 2일을 못 일어 나시더니

다시 일어나 강하게 마음 잡으시며 나도 꼭!! 우리 엄마처럼만 열심히 사신다고 말씀하시더라구요..!!


지금도 집 가까이 할머니 모셔두고 수시로 가셔서 할머니 생각 날때마다 산소앞에 앉아

엄마~~~~~~~~하며 울고는 오십니다


저도 이제 아이의 엄마가 되어보니 저희 엄마의 맘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거 같아요.

그때는 철부지였지만, 이제는 저도 저희 엄마처럼 효도하며 잘 할꺼에요..!!


부모님은 언제까지 영원히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지금 계실때 효도하시고, 따뜻한 말 한마디, 그리고 안부전화 자주 하세요..!!


엄마~~~~~이렇게 철부지 없는 절 낳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건강하게 오래오래

저희 곁에서 함께 해주세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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