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서귀포에서 나고자란 사람들도 '이런 눈'은 처음이라고 합니다.
눈이 내린 것까지는 괜찮은데 평소처럼 해가 떠도 녹지 않습니다.
눈이 쌓였다가도 해가 퍼지면 녹아없어지는 게 제주의 특성인데
이번엔 꽁꽁 얼어버렸습니다.
단지의 경사진 출입로도 얼어붙어서 자동차가 올라가지 못합니다.
저녁밥을 해놓고 기다리는 정희씨의 전화가 옵니다.
여덟시에 퇴근한다고 합니다.
그그저께는 회식을 한다고 자정이 다되어서 귀가했고,
그제는 9시 30분 경에 돌아왔습니다.
'많이 힘들 텐데...'생각하지만 도와줄 방법이 없습니다.
여덟시가 다 되어서 또 전화한 정희씨, 9시에 출발한답니다.
어둠이 깔린 창밖에선 우우웅, 바람소리가 으르렁거립니다.
양말을 신고, 두터운 외투를 입고, 털모자와 장갑으로 중무장한 채
집을 나섭니다.
이렇게 춥고 을씨년스러운 날, 홀로 돌아올 정희씨 생각에
마중을 나갑니다.
인도에는 눈이 수북하고 차로는 빙판길로 변해서 번들거립니다.
털모자를 쓰고 점퍼에 달린 모자까지 썼건만 흰눈이 눈안으로
몰려들어옵니다.
식당들은 일찌감치 셔터를 내리고 오가는 행인도 없습니다.
교차로에 섰던 차들이 출발하면서 빙그르르 미끄러집니다.
장갑낀 손이 시려워 주머니에 넣을까 하다가 그만둡니다.
미끄러져 넘어지면 낭패를 볼 것 같습니다.
주춤주춤 걸어서 중문동사무소에 도착했습니다.
불빛이 새나오는 버티칼사이로 보니 정희씨가 퇴근준비를 합니다.
인사이동이 있었다더니 동장의 자리에 있는 사내도 얘기를 나누는
아주머니도 낯선 얼굴입니다.
숨어서 놀래켜줄까 하다가 동행인이 있어서 그냥 기다립니다.
정희씨의 잠깐동안 놀란 표정을 짓습니다.
눈보라치는 길을 둘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걷습니다.
"내일은 또 뭘 해먹지? 다향이가 매일 같은 것만 준다고 하던데..."
"그럼 마트에 갔다 갈까?" 그래 마트에 들렀습니다.
감자탕용 돼지등뼈와 양배추 반통, 고구마, 막걸리 두병을 삽니다.
고구마보다 감자가 먹고싶다 했더니 정희씨가 가격표를 가리킵니다.
감자 100g에 275원, 고구마 100g에 26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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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샤시
감자가 더 비싸네요...
저는 고구마 더 좋아라한답니다^^;
답글
이레네
답글
은지맘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경치좋고, 공기 좋은 건 맞는데...
아직 여류로운 사람은 되지 못했습니다.
현이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꼬야
정말 닉네임이 재미있으시네요..!!
제주분이 올려주셔서 놀랬어요..!!
항상 늘 연애하는 기분 같아 부럽네요..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닉네임은 2,000년에 펴낸
"매일 아침 밥상차리는 남자"에서 가져온 것이고요,
과천에서 살다가 제주로 이사한지 4년 됐습니다.
송현순
요즘 뉴스보면 올레길 어쩌고 하는데
저도 제주도 다시 가고싶네요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예전에 경기도 과천살 때는
서울대공원길을 걸으면서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눈쌓인 한라산과
태평양을 보면서 산책을 합니다.
주상절리와 컨벤션센타, 천제연폭포, 중문해수욕장...
걷기에 행복한 길입니다.
송죽
제주분 이시군요~
대화명이 넘 멋져요
밥상차리는 남자~ㅎㅎㅎ
제주도도 많이 춥죠~0하로 내려갔다면 말이에요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예 송죽님. 서귀포시 중문동(중문관광단지가 있는)에
사는 데도 많이 추웠습니다.
바닷가에서 아이랑 눈썰매도 탔고요.
원래 제주사람은 아니고, 제주로 내려온지 4년돼습니다.
그리고 애초의 의도대로 12살 된 딸아이가
말도 타고, 수영도 즐기면서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함박눈
밥상차리는남자분께서 제주에 사시는군요^^
아~~제주에도 눈이 많이 내리고 이렇게 추운가봐요.
저도 이렇게 추운 날씨는 첨봅니다.
정희씨라는분은 부인이신가봐요.
부인을 그렇게 부르니 연애하시는분들 같아 보입니다^^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여자가 결혼햇다고 해서 이름을 잃어버리는 건
슬픈 일이지요.
그래 연애할 때부터 부른 아내의 이름을
여전히 부르고 있습니다.
"아무개 엄마"라는 건 좀 그렇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