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장바구니.

글쓴이 밥상차리는 남자

등록일 2010-01-12 08:04

조회수 1,886

글자확대 글자축소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블로그 네이버밴드 페이스북 트위터

먹고 사는 게 어려웠던 시절의 일입니다.


어머니는 페인트 통을 잘라 만든 물지게를 져야 했습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어머니가 물지게로 물을 떠 날라야 하던 때가 있었지요.

내게는 여덟 살이 어린 막내동생이 있는데요.

그 아이로 인해 만삭이었던 어머니가 눈밭에서 나뒹구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남산만한 몸으로 물지게를 지고 오다가 발을 헛디딘 것이지요.


그때부터 어머니의 건강은 급속도로 나빠졌습니다.

몸이 아프니 약을 먹게 되고, 약을 먹음으로써 부어던 몸은 그대로 살이 되고.......

관절도 차츰차츰 나빠지고, 살이 찌니 고혈압이며 당뇨 증상까지 나타나고.

만신창이가 되어갔습니다.


옛 사람들은 그런 몸으로 시장엘 가더라도 몇 정거장씩 걸어다녔지요.

물론 어머니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그 성치 않은 몸으로 시장까지 걸어다니셨지요.

가는 건 그런대로 괜찮은 것 같았습니다. 문제는 돌아오실 때였지요.

배추 몇 통을 머리에 이고, 손에는 이것저것 산 보퉁이까지 들려있곤 했으니까요.


그 모습이 보기에 참 안 좋았습니다.

그래서 버스비 아끼지 말고, 올 때만이라도 버스타고 오라해도

어머니의 대답은 늘 한결같습니다.


"뭐 하러 버스비를 쓰니? 그리고 짐이 이렇게 많으면 버스 운전사가 세워주지도 않아."


그래서 어머니가 시장에 갈 때면 함께 다니게 되었습니다.

구입하는 물건들을 하나하나 받아들다가 돌아올 무렵이면 짐이 무거워서 낑낑대곤 했지요.

어머니는 그런 내 모습을 보면서 안쓰러워 하면서도 뿌듯해 했던 것 같습니다.


어머니는 장을 다 본 다음에 먹거리를 사주곤 하셨습니다.

고작해야 국화모양의 풀빵이나 순대가 전부였지만 어머니와 함께 먹던 그것은 바로 정이었습니다.


사정이 이러하니 내게 장바구니가 익숙해진 건 순전히 어머니때문이지요.

마이 페이지 > 스크랩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소중한 글에 감사 댓글 남겨주세요.

 담기 인쇄 답글 목록 글쓰기


글수 글수(37,054 )
쓰기
번호 제목 글쓴이등록일조회수
23593   저 축하해 주세요 6 현이2010-01-14941
23592   게으름뱅이 아줌은 이제야 출근을 했네요. 4 이정남2010-01-141209
23591   빈속에 요거 먼저 마셨네요~ 6 밤에피는..2010-01-141158
23590   나날이 후끈해 지는 미즈한마당 5 꼬야2010-01-141131
23589   꽁치 신김치 조림 4 13112010-01-141524
23588   감동을 주는 선물의 원칙 4 13112010-01-141156
23587   다이어트 효과 UP 시켜주는 음식들 4 13112010-01-141093
23586   렌지없이 구운 머핀 자랑합니다 4 현이2010-01-141197
23585   연예인들처럼 깨끗하고 뽀얀피부 만드는방법! 4 난 여자..2010-01-141193
23584   다이어트에 좋은 음식 4 13112010-01-141856
23583   옥션지름신 6 13112010-01-14972
23582   아침에 일찍 일어나니 이렇게 좋네요.. 5 꼬야2010-01-14917
23581   토크리더 때문에~ 4 이경화2010-01-14972
23580   아침에.. 5 이겨울님..2010-01-141168
23579   일상의 행복 4 이수진2010-01-141039
23578   참이슬 일장원~ 2 둥둥2010-01-14977
23577   캠핑에 빠졌어요 2 둥둥2010-01-141054
23576   제동생이 결혼해요 2 둥둥2010-01-141058
23575   우리딸 나름 애교네요 2 둥둥2010-01-14832
23574   붕어빵 부녀입니다.. 2 둥둥2010-01-141113
23573   혼자 맥주마십니당 2 둥둥2010-01-14904
23572   목요일~~ 첫 글써요 ㅋㅋ 6 쏙이♡2010-01-14992
23571   외출해야 되는데.. 3 이경화2010-01-13897
23570   남녀 연애 탐구 생활 - 500일의 썸머를 보고 4 sdf2010-01-131823
23569   세계가 어수선 하네요 6 현이2010-01-131020
23568   찬바람이 그만좀 불었으면 좋겠네요 4 둥둥2010-01-13935
23567   다림질시간도 단축하고 쉽게하는방법 2 13112010-01-132222
23566   동생줄십자수 완성사진이요~ 2 둥둥2010-01-131111
23565   후~오늘 추노하는 날이네요 2 13112010-01-131018
23564   피자한판 혼자 다먹었어요 2 13112010-01-131819
23563   눈이 피곤하네요 2 현이2010-01-131177
쓰기
검색 목록보기


이벤트·체험단

기간 ~

쑥쑥플래닛앤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