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다향이랑 영화관에 다녀왔습니다. 다향이가 '앨빈과 슈퍼밴드2'를 같이 보자고 합니다.
1편을 재미있게 보았고, 2편에 대한 평가도 나쁘지 않으니 괜찮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더 보고 싶었던 영화가 있었고, 상영시간 또한 같습니다.
그래 다향이를 8관(앨빈과 슈퍼밴드2)에 앉혀주고, 난 7관(더 로드)으로 들어갔습니다.
지구멸망 뒤에 살아남은 극소수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 아버지와 아들 - 의 여정이
눈물겹게 그려집니다. 먹을 게 없어서 인육을 먹기위한 인간사냥꾼들이 넘쳐나고,
그 누구도 믿을 수 없어서 서로가 서로를 경게하며 공포에 떱니다.
배고픔과 추위에만 떠는 게 아니라 언제 잡아먹힐지도 모른다는 공포...
'더 로드'를 보면서 옛일이 떠오릅니다.
아이를 사랑하는 심성을 가졌음에도 난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이 없었습니다.
인류의 앞날이 희망적이기는 커녕 너무나 비극적이로 끝날 것 같다는 예측때문이었습니다.
이런 내 의지와는 달리 아내는 간절히 2세를 원했고, 결국 그렇게 되었습니다.
영화 2012를 아이와 함께 보면서 끔찍했고, 영화관을 나서던 아이가 말했습니다.
"아빠, 난 지구의 멸망을 보고싶지 않으니까 그 전에 자살할래."
"......" 10분 쯤 뒤엔 이런 말도 했습니다.
"아빠, 난 지구의 멸망도 보고싶지 않고 자살할 용기도 없는데 어떻게 하지?"
그런데 '더 로드'는 2012보다 훨씬 더 사실적이고, 그래서 더 끔찍합니다.
다향이랑 같은 영화를 보지않은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릅니다.
다시 '더 로드'로 돌아가면 생존이 어려운 상황에서 아빠가 아이에게 묻습니다.
"불꽃을 가지고 있니?" 자신의 가슴을 가리키면서 묻고, 아이는 그렇다고 대답합니다.
긴 여정으로 아빠는 병이 들고, 점점 죽어갑니다.
부자의 물건을 강탈한 남자를 발가벗겨 죽음으로 내몰면서 아빠가 외칩니다.
"너도 이젠 더 혼자 살아가는 법을 터득해야 된다."고 합니다.
혼자 살아가는 법이란 자신을 지키기 위해선 남을 해칠 수 있어야한다는 걸 의미합니다.
그것과 불씨라!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현대인의 고뇌와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이와 함께 볼 영화로는 '아바타'같은 게 최고인 것 같습니다.






> 


최신
이전




















뽀샤시
네~~
그렇군요~~~
저도 더 로드랑 아바타 두 영화 다 보고 싶네요^^;
답글
제비꽃
2012 영화도 보고나니 은근히 두렵던데여
더 로드는 안보려네여 ^^
답글
또미
아, 저도 이 영화 보고 싶었어요.
꼭..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애는 빼고..
이번엔 좋은 영화가 넘치는 듯해요. 줄리&줄리아도 보고 싶었는데..도대체 이 영화는 개봉소식만 있고..
어디서도 볼 수가 없으니..(아직 개봉 안 한건가?)
더 로드..같은 영화를 남편과 같이 볼 수 있으면 좋겠는데요. 우리 남편은 이런 영화를 안 보려고 합니다.
고집쟁이..또 친구들을 꼬셔봐야하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