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부터 몸의 상태가 좋지 못했습니다.
코도 조금 막히고 목도 따끔한 게
하루나 이틀 쯤 푹 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말연시라고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그때마다 술을 마시다보니
몸이 지쳤던 것 같습니다.
2010 새해 첫날 아침에도 몸이 찌푸둥 합니다.
그래 하루를 빈둥빈둥 지냈는데 정희씨가 답답했던 모양입니다.
"다향아, 우리 교래리 가볼까?"
다향이가 새로 산 레고를 하겠다는데도 여러 번 말합니다.
교래리에 가서 어떻게 지낼지, 지인들과 전화통화도 없이
가자고 하는 걸 보면 2일에도 집에 있기가 싫은 모양입니다.
그래 셋이서 길을 나섰습니다.
다행히 꿩사냥도 하고, 리온이네집에서 3일 새벽까지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새벽 1시가 넘도록 수다를 떤 다향이와 리온이는 헤어지기가 아쉬운듯
하루 더 자고 가라 하고, 다향이도 선뜻 그러겠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1학년인 리온이가 다향이를 따라왔습니다.
어린이손님이 왔으니 무얼 해주어야 할까? 궁리하게 됩니다.
밥상을 차려 놓으니 리온이가 '내가 좋아하는 미역국'이랍니다.
그래 다행이다 싶었는데 상을 물리면서 보니 손도 대지 읺았습니다.
"리온아, 미역국이 맛 없었어?" 하고 물으니 다향이가 냉큼 대답합니다.
"아빠, 얘는 고기가 들어간 미역국만 좋아한대."
"......"
광우병파동이후로 다향이는 쇠고기를 먹지 않습니다.
'이건 한우'라고 말해줘도 '그걸 어떻게 믿냐?'고 반문합니다.
그래 어쩌다가 한번 맛볼 수 있던 쇠고기가 집에서 추방당했습니다.
그뒤로 미역국을 끓여도 굴이나 홍합, 성게알을 넣게 되었습니다.
가만히 지켜보니 리온이가 계란말이를 잘 먹습니다.
그래 다음날 아침에는 계란프라이를 식탁에 올렸습니다.
그런데 또 손을 대지 않습니다.
까닭을 물으니 자신은 반숙이 아니면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 미리 물어보고 프라리 할 걸...' 이미 엎지러진 물입니다.
몸에 열이 많은지 내복바람으로 돌아다니는 리온이.
다향이는 티셔츠에 조끼까지 입었고, 나는 겨울잠바까지 걸치고 있는데
리온이는 내복바람으로 공기를 하고 책을 읽습니다.
춥다고, 그러다 감기걸리면 엄마아빠 힘드니까 옷을 입으리가고 해도
막무가내입니다. 외출할 때 목도리를 두르리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애 봐준 공은 없다고 '저러다 감기걸리면 내 책임인데...'라는 생각만
듭니다.
밥과 과일을 먹었으면 양치를 해야할 텐데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래 몇번 말했더니 "잊어주세요"합니다.
말 귀를 알아듣지 못하고 다시 물었더니
"양치하라는 말을 잊어주세요" 합니다. ㅎㅎㅎ.
어린손님인 줄 알았는데 아주 어려운 손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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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샤시
ㅎㅎㅎ 그렇군요~~
오늘도 편안한 밤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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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
어린손님 말솜씨가 어른이네여 ``ㅎ
대접하시느라 수고 하셨군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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