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을 어디로 가지?' 젊은날에 한번쯤 하는 고민입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그 누구에게도 침해받지 않는 둘만의
조용한 공간이지요.
맹모삼천지교라는 말도 있지만 아이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엄마아빠가 서로 아끼고, 사랑하면서 지내는 모습일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꽤 오랫동안 많이 부족했습니다.
사사건건 부딪쳤고, 언성을 높였습니다.
그때마다 다향이는 안절부절했고, 얘기를 전하는 중간자가 되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난 왜 이렇게 불행하지?'
'잠시만 떨어져 있어도 보고싶은데 왜 얼굴만 보면 다툼이 생길까?'
'함께해서 행복하지 않다면 갈라서는 게 더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러면서 행복했던 날들을 돌이켜보았습니다.
노래라고는 민중가요밖에 모르던 내게 유행가가 들리게 해준 사람.
첫키스의 감동으로 밤새도록 걷게 만든 사람.
경기도 의왕시의 단칸방에서도 행복한 꿈을 꾸게 만든 사람.
함께 일하면서 툭하면 강원도로 놀러다닌 사람.
과천에서 늘 산책하며 문화에 취해서 살았던 시절.
과천의 재개발로 박탈감을 겪었지만 그에 못지 않았던 분당생활.
제주교래리에서 출퇴근을 함께 하면서 연인처럼 지낸 시간.
아! 이렇게 행복했던 날들이 많았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된 것일까?
아주 오랫동안 불행하기만 했던 것 같은데 차근차근 정리하다 보니
사랑하고 행복했던 날이 훨씬 더 많습니다.
부부간에 분란이 생기기 시작한 건 서귀포시로 오면서부터입니다.
정희씨에게 주어지는 과도한 업무와 그것으로 인한 스트레스,
그 스트레스가 내게 고스란히 투사되고, 그 횟수가 잦아지고 반복되면서
끊임없는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래 '사람이 더 중하니까 그렇게 힘들면 회사를 그만두라'는 말이 나왔고,
'그러면 무얼 먹고 사냐?'는 반문이 제기되었습니다.
'꼬박 10년 동안 살림을 했으니 3년만 뒷바라지를 해달라고,
그동안에 가시적인 성과물을 내겠'으니 역할을 바꾸자고 했습니다.
하지만 미덥지 못했는지 회사를 그만두지 않아고, 갈등은 계속 되었습니다.
문제의 원인이 드러나니까 해결의 방향 또한 가닥이 잡히는 것 같습니다.
1. 일단 서귀포(제주도)를 벗어날까?
아니면 그래도 기회가 있는 이곳에서 장사를 시작해 돈이라도 벌 것인가?
2. 정희씨의 근무지를 변산으로 옮겨서 회사에 다니고 하고,
나랑 다향이는 공동체에서 지내면(일하고, 학교에 다니면) 어떨까?
3. 농사를 짓지 않더라도 시골이 싫으면 정희씨는 친정 근처로 옮기고,
나랑 다향이만 변산공동체로 들어가서 주말부부로 살아갈까?
4. 다 그만두고 정희씨인 로망인 과천이나 분당으로 돌아갈까?
다향이는 2번을 골랐고, 정희씨는 아직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두 사람의 의견이 모아지면 거처를 또 옮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외부의 문제를 극복하고 다시 오랫동안 사랑하며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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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지맘
와,,감동적인 글 잘읽었어요...
저도 남편과 대화를 통해 행복하게만 살고 싶네요...
답글
예쁜애기
새해첫날 넘 감동적이네여 좋은결과 있을거에요 행복하시길
홧팅
답글
짱
화이팅~!~~ 저도요즘너므힘이드네요 권태기인지...ㅜㅜ
답글
SarA
부부들에게는 그런 시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이혼을 하지않으면 숨막혀 죽을 것처럼 결혼이 무의미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또 그럭저럭 편안해졌거든요.
사랑에 관한 오랜 기억들을 상기하는 건 너무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저도 가끔 그러거든요...그러면 확실히 미움이 좀 가시게 됩니다.
요즘 제 주변의 능력있는 싱글여성들이 결혼해서 안정되고 싶어하는 모습들을 보면서도
상대적으로 결혼생활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갖게 됩니다..^^
답글
무지개
답글
또미
와~정말 대단하세요. 보통은 갈등이 생기면 저렇게 못 풀어가는데..
행복한 시간이 많았음에도 불행하고 슬펐던 기억이 더 강하게 남는 이유는..잘 모르겠지만요.
보통은 안 좋은 순간만 생각하고, 그쪽으로 함몰되기 쉬운데.
다시, 꼭 행복한 그때로 돌아가실겁니다.
이렇게 하시는걸 보니..꼭 그렇게 될 것 같아요.
답글
teresung
부부는 되도록 함께 하면서
궂은일 ,좋은일 같이 겪으며
사느것이 옳은 방법 같은대요
같은곳을 바라보며
같은 생각으로 살아가게 되기를 바람니다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그러게 말입니다. 그런데 그게 두 사람과의 뜻과는 달리
외부적요인으로 힘들어지기도 합니다.
외환위기시절, 6년 만에 임신한 정희씨를 위해서
출퇴근까지 시켜주었건만 정부에서는 세금체납이 심하다면서
배가 남산만한 임부에게까지 닥달을 했지요.
그래 눈뜨기가 무섭게 전화통에 매달리고, 매일 밤 10시까지
체납자를 찾아다니고...했습니다.
그모습을 보면서 내조도 중요하지만 외조도 중요할 텐데
이나라엔 그런 게 전혀 없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제비꽃
아마도 좋은결과가 있지 않을까여 ~`
그러시길 바랍니다 ^^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잘 되리라 믿습니다.
뽀샤시
네~
저희 시댁이 서귀포 모슬포인데요~~
제주도분이라하니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네요^^*
여러가지 문제들은 하나 하나 차근히 해결하시고
항상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원래 제주도사람은 아니고요,
4년 전에 제주도로 이사해서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무원들이 이렇게 힘든 줄 알았다면
절대로 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공무원 본연의 일이 아닌 것도 무차별적으로 만들어
시키는데에는 아연실색하고 있지요.
화이트칼라 계층이 공무원과 교사뿐이라고 해서
그나마 월급이 괜찮다고 해서 휴일에 감귤간벌이나
열매 솎기 등에 동우너하는 걸 보면 기가 막히지요.
그나저나 뽀샤시님은 싱싱한 회를 비롯해서
맛난 해산물은 실컷 즐기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