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어떤 분께서 "미즈 사이트라면 애견 채널 같은 게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게 없더군요."라고 하셔서 언젠가 미즈 담당자 중의 한 친구가 애견채널을 만들자는 의견을 내기도 했지만 모두 시큰둥하게 반응해서 멋쩍어 하던 풍경이 생각났습니다.
우리집에서 강아지를 키우기 시작한 지, 두어달만 있으면 일년입니다. 안타깝게도 이 개 녀석이 똥 오줌을 가리질 못해서 ... 온 집안에 개 냄새가 .. 정확하게는 개 오줌 똥 냄새가 배어 있고, 이 추운겨울 문을 열어 놓고 환풍을 시켜도 잘 가시질 않는데 녀석은 꼭 안방과 아들 녀석 방을 자기 화장실로 쓰는 바람에 죽을 지경입니다.
어릴 때, 강아지를 키워본 분이라면 한두번 느껴본 적이 있으시겠지만 키울 때보다 갑작스러운 사고나 죽음 때문에 헤어져야 하는 그 순간이 싫었던 기억도 있고, 암튼 저는 개인적으로는 자식도 잘 키우지 못하는 게으름으로도 그렇고 사람도 잘 먹고 살기 어려운 세상에 개를 너무 귀하게 키우고 거두는 일 같은 건 제 인생에 절대 없을 줄 알았습니다. 정말로 그랬답니다.
화장실에서 미혼인 여직원이 우리집 아기가 어쩌고 저쩌고 해서 저 말이 몬 말인고 했더니 강아지 이야기라고 해서 기 막혀 했던 게 ...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지난 겨울 즈음에 다 큰 아들녀석이 엄청 졸라대서 결국 친정어머니가 한마리 얻어준 개가 고속도로를 타고 ... 서울로 상경, 우리집에 기거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엔 털을 모두 밀어서 ... 까까머리여서 볼품없었고, 그 털이 길기 시작해서 북실북실해졌을 때는 개 털을 한 번도 빗어준 적이 없어서 .. 털이 떡이 되도록 엉켜 돈 주고 털을 다시 밀었습니다. 제가 미용실에서 쓰는 돈보다 더 들었습니다. 아이들 병원비보다 강아지가 매월 맞아야 하는 주사 비용이 더 들고, 식비에 간식비까지. 온갖 비용이 들어가는데 신기한 건 이 상황에 대처하는 우리 가족입니다.
모든 것을 책으로 해결하는 딸 애는 강아지를 위해서 애견 키우기 책을 구입해서 열독했고, 궁금한 것 무엇이든 인터넷에서 찾아보는 아들은 네이버 지식인을 통해 Dog doctor가 되었습니다.(그래서 아들도 맘 먹고 공부하면 성적이 오를 지도 모른다는 희망도 동시에 갖기 시작했다는...ㅜ.ㅜ)
마트에서 쇼핑카트에 주섬 주섬 이거저거 올려 놓으면, 뒤에서 그걸 다시 제자리에 내려놓는 옆지기도 이젠 개 녀석에게 쓰는 돈을 그다지 아깝게 생각지 않은 듯 합니다.
저녁 식사 뒤에는 옆지기 품 안에 앉아서 꾸벅 꾸벅 졸고 있고 개 녀석을 보면 우리집 늦둥이가 따로 없습니다. 옆지기가 놀라운 건 개녀석의 목욕을 절대 귀찮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본인이 항상 안고서 부벼대니 냄새나면 힘든 이유도 있겠지만 그저 신기할 따름입니다.
저도 엄청 변했습니다. 길거리에서 개 안고 지나가는 분들 보면 ... 그리 우호적이지 않던 제 눈빛은 이제 애 키우는 엄마가 다른 애들한테도 사랑스런 눈길을 보내듯이, 그 강아지가 예뻐보이고 그 강아지가 입고 있는 옷을 유심히 보기도 하고, 급기야 녀석을 혼자 집에 두는 것이 미안해서 외출할 때면 꼭 동반 외출을 시도하다가 아이들에게 구박을 받거나 ... 가장 심했던 적은 강아지를 처음 데려왔을 때 코트 속에 강아지를 몰래 숨겨서 식당까지 데려갔다가 주변의 심한 눈총을 받는 파렴치한 행동도 마다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다소 심하게 민망하고 부끄러운 일이지만, 그렇게 되더라구요. ㅠ.ㅠ
똥 오줌은 .. 집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딸 아이가 맡아서 치우는데, 어느날은 왜 개 녀석의 똥 오줌을 자기 혼자 치워야 하느냐는 우리에겐 다소 불편한 질문을 했지만 묵묵부답, 누구 하나 대답하는 사람이 없으니 그냥 넘어가서 지금도 그녀 혼자서 똥오줌을 모두 치웁니다. 개 오줌은 다소 독한 모양입니다. 딸이 없는 시간, 마룻바닥에 녀석이 소변을 보면 모두 모른 체 두는 일이 종종 있는데 그 마루바닥 나무결이 모두 일어서 버린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그 자리엔 항상 신문이 깔려 있답니다. (엄청 게으른 가족입니다.)
집이 좁습니다. 결코 넓은 집이 아닌데, 그 거실 한켠을 차지하고 가끔은 코까지 골며 배를 내보이며 뒤집어 져서 자고 있는 녀석을 보면 정말 웃음이 픽 나옵니다. 그려 니 팔자 상팔자다 소리가 저절로 나옵니다.
살아 있는 것의 따듯함, 돌봐야 하는 것에 대한 마음을 쓰다보니 우리 가족들도 서로의 온기와 관심을 되찾은 듯 싶고. 이 녀석에게 고맙습니다.
이 녀석, 이름... 처음 우리집에 데려올 때 ... 이미 붙여진 이름이 있어서 그 이름을 계속 불러 주었는데 그때 바꿀 걸 좀 후회가 되기도 합니다.
이름이 뭐냐구요? 흠...그러게요.
우리 가족은 밖에 나가면 절대 녀석의 이름을 부르지 않습니다.
가끔 아무 생각없이 녀석의 이름을 부르면 지나가던 사람들이 모두 쳐다보거든요.
누구에게나 주목 받는 녀석의 이름은 "로또"랍니다.
절대! 절대로!! 우리 가족이 지은 이름이 아니어요. 푸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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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둔녀
답글
쿨한여자
애완견에 대한 생각이 저랑 너무 닮으셨네요..
저도 애완견에 투자 하는게 어찌나 싫던지..
저만 빼고 우리 가족들은 동물을 넘 사랑한답니다..
2주전에 할아버지집에 개가 새끼를 낳았답니다..
우리 아이들 눈도 안뜬 강아들 들고 다니면서 뽀뽀하고 이쁘다고 개집에 들어가서 강아지 가져오고..
난리가 아니랍니다..저보고 아파트에서 키우자고 하지만..전 질색..
아직도 이쁘긴 하지만 손도 안대고 있어요..
대신 아파트엔 거북이를 키우고 있답니다..
이것도 짐승이라고 어디가 아프면 걱정이 되고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뭐든 애정을 갖고 키우다 보면..
정이 드나봐요..로또..대박이네요..
답글
뽀샤시
ㅋㅋㅋ
이름 정말 대박입니다^^*
로따..로띠..ㅎㅎㅎ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답글
제비꽃
대박이네여 롯또 ~``ㅎㅎㅎㅎ
선아님 요기서 뵈오니 무쟈게 방가워라
자주 오실거쥬?
답글
나리
천선아님~ 반갑습니다^
전에 울집도 생후 두달된 강아지를 데리고 와서
18년을 키웠답니다.
몇년전, 관절염으로 (늙어서 수술도 못 한다고 해서) 저 세상으로 보냈지요.
우리 식구들 모두 울었지요.
지금도 강아지 키우고 싶지만, 떠나 보낼때를 생각하니.... ㅠㅠ
답글
천선아
또미
무슨 종일까요? 울집 강쥐는 요키사우루스..라고도 하고. ㅋㅋ 6kg육박 몸무게 땜에..
요바리..라고도 하고..
답글
천선아
으응, 우리집 개 별명은 똥개구요. 똥을 함부로 여기저기서 싸대는 바람에 .. 제가 붙인 이름입니다. 이 똥 개 녀석아...이리 부릅니다. ^^;
종류는 시츄랍니다. 저도 사진 많이 찍어뒀는데, 그걸 여기까지 가져오는 일은 너무 품이 많이 들어서 우덜끼리 사랑할랍니다. 아무리 봐도 울 집 똥 개 녀석이 ... 더 이쁜 둣...푸흐...
teresung
천선아님
반갑슴니다
새로운 놈 늦둥이에 정 많이 부처서
더욱더 행복한 삶이 되겟네요......
사랑많이 주면
천선아님 무척 좋아할껌니다 .....
답글
천선아
이겨울님
답글
천선아
혀니네 하우스
답글
천선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