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든 여덟이신 A 할머니(이하 A할)와 여든 여섯이신 B할머니(이하 B할)는 동서지간입니다. A할도 아들이 셋, B할도 아들이 셋. 한 동네에서 고만고만한 아이들을 키우면서 딱히 오손도손이랄 것까지는 없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사이가 나쁘지도 않게 살았습니다. 이상하게 A할네 아들 셋은 당시 고교입시가 있던 시절 모두 명문고를 진학해 그 대단하다는 S를 갔습니다. B할네 아들 셋은 모두 대학 진학에 실패, 대학을 안 가거나 2년제를 갔습니다.
할아버지들께서 돌아가시면서 할머니들의 삶에 큰 변화가 왔습니다. 이젠 자식들의 도움이 필요하신 겁니다. A할네 아들 셋은 내로라하는 직업을 가졌는데 명절에도 얼굴을 볼까말까입니다. 대기업 사장인 아들은 잦은 외국 출장, 또 한 아들은 미국 과학자, 작은 아들은 지방대 교수입니다. 절대 못 된 아들들은 아니지만 사는 게 그러니 할머니 주변에 있을 수가 없지요. 늘 그랬듯 A할은 ‘니들 어렵다, 오지 마라....’하십니다.
그에 반해 B할네 아들 셋은 조금 사는 게 어렵습니다. 박봉의 직장생활을 하거나 자영업인데 벌이가 그리 좋지 않습니다. 아들들 모두 B할 주변에 삥 둘러 살며 돌아가면서 하루 씩 할머니 집에서 잡니다. B할은 ‘병원에 태워다 달라, 요즘 철에 쭈꾸미가 먹고 싶다’ 요구가 많으십니다. 큰 아들 퇴큰하며 쭈꾸미 사오고요, 자영업인 아들이 시간 맞추어 병원에 모시고 다닙니다.
할머니들 20대 꽃다운 나이 때부터 인생의 영화와 고비를 함께 하면서 서로 비교하고 부러워하고 그렇게 사셨겠지요. A할은 자식의 우수함이 자랑거리셨지만 사는 게 어려우셨습니다. 부부가 뼈 빠지게 벌어서 세 아들 학비로 다 들어갔습니다. B할은 사는 게 여유로우셨습니다. 잔치도 자주하시고 여행도 많이 다니시고 ‘자식은 자식인생, 우리는 우리 인생’하시면서 부부끼리 화목하게 사셨습니다.
자식 잘 키워놓으면 뭐합니까? A할은 맨 날 외로우십니다. 도도한 할머니라 누구랑 잘 어울리지도 않습니다. 혹여나 아들들이 전화통을 울리려나...... 웬 걸, B할이 매일 전화하십니다. 손위형님께 문안 인사가 목적입니다. “형님, 우리 큰 애가 쭈꾸미를 사왔는데, 아유 옛날 우리 할아범이 사주던 것만 못 해. 그나저나 형님네 애들이 언제 온다합디까?” 염장을 지릅니다.
오늘도 자식 교육에 여념이 없는 여러분, 우리 투표해봅시다. A할의 삶이 나은지, B할의 삶이 나은지. 거참, 알쏭달쏭합니다. 이상은 실화입니다.
쑥쑥에서 펌 (홍현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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