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코 만화를 다 보고야 말았습니다. 제가 뭐 하나 관심이 쏠리면 심하게 몰두해서 다 알아버려야 끝을 보는 성격(^^;)인 것 같아요. 제 성격이 이럴줄 몰랐는데, 뭐 궁금해서 참을 수 없어서 찾아서 봤습니다.
우선 원작을 보자면요.
이렇게 세명이 주인공 격인거지요. 도묘지, 루이, 츠쿠시 순입니다. 우리나라에선 준표, 지후, 잔디.
꽃남을 즐겨보는 사람 중에는 원작을 본 사람들이 많더군요. 의견이 분분하지만 원작은 츠쿠시의 성장을 그린 성장만화, 라는 의견이 우세였습니다.
원작에서 츠쿠시는 보는 사람이 답답할 정도로 '원칙적인 캔디형'입니다. 남의 도움에 기대어 사는 사람도 아니고, 어려움에 굴복하는 사람도 아니고, 돈이나 권력에 끌리는 사람도 아닙니다.
요즘 우리 꽃남에선 원작의 츠쿠시(잔디)를 한국형 청순가련 캔디로 전락시켜 버린 것에 대해 많은 비판과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지요. 저도 이 부분이 너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오죽하면 '지후의 성장'을 다루고 있냐는 말이 나올까요. 지후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하는 의존형 잔디는 싫습니다.
원작을 보니, 연출자나 작가가 원작을 보았는지 의심스러워지는 부분이 많더군요. 지금 방송되는 내용은 일본에서 원작을 드라마로 만든 내용을 또 다시 좀 손봐서 한국 드라마로 만들고 있는 거 같거든요.
일본 드라마에서도 츠쿠시(잔디)는 원작을 벗어나서 좀 답답한 캐릭터로 그려지고 있는 거 같은데. 그걸 또 꼬아 놓은 우리 꽃남은 한마디로 원작을 한참 벗어났다, 고 밖에 할말이 없어집니다.
물론 원작을 살짝 바꿔서 또 다른 재미로 만든 내용 중에는 좋다고 느껴지는 부분도 많습니다. 원작에 없던 인물의 등장이나 원작의 사건을 드라마에서 합치거나 순서를 바꿔 구성한 것 등 드라마가 주는 재미는 또 만화가 주는 재미와는 좀 달라서 좋기도 해요. 그래도 원작 캐릭터의 정체성은 그대로 가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거든요.
어떤 분이 블로그에 삼순이와 잔디를 비교한 글을 썼던데요. 저도 삼순이를 즐겨봤던터라 공감했습니다. 삼순이도 가난하고 학력이나 재력이나 가진 건 없지만 징징대지 않는 '당찬 캔디형'캐릭터였지요. 내가 바라는 잔디의 캐릭터도 그랬으면 하는데, 어째서 한국형 멜로드라마 주인공으로 만들어 놓은 것인지.
일종의 판타지고 만화가 원작이지만 캐릭터의 성격을 보자면 참 매력적이거든요. 물론 그렇게 캐릭터 성격을 잘 잡고 감정의 흐름이나 성장 과정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니, 좋은 평을 듣는거겠지만요. 드라마의 준표가 멋있듯이 만화에서도 도묘지의 캐릭터가 저는 제일 멋있습니다. 돈 많고 잘 생기고 그런 면도 물론 매력있지요. 그런데 한 사람만을 사랑한다는 그 설정, 그게 제일 큰 매력인거지요. 다 갖춘 남자가 별 볼일 없는 여자에게도 매력을 느끼고 평생의 사랑을 약속해준다. 이게 바로 여심을 자극하는 판타지의 절정이 아닌가 합니다. [사실 평생의 사랑 그런게 어딨니? 그러고 싶지만. 또 결혼해 살아봐라 그게 그렇게 되는가, 빈정대고 싶기도 하지만 이건 판타지 이므로 끄덕끄덕 그래그래, 해줍니다]
삐뚤어질 수밖에 없는 성장과정과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서 변해가는 과정이 설득력 있게 구성되어 있어서 좋다고 느껴졌고요. 루이 역시 초반의 성격과 나중의 성격이 많이 달라집니다. 원작에서 성장해가는 주인공 중에서 가장 변하지 않는? 역이 츠쿠시(잔디)인데요. 원작의 츠쿠시는 도묘지의 엄마에게 일격을 날리는 정말 강단 있는 성격입니다. 보면서 헉;;;한 부분도 있었거든요. 도묘지 엄마의 뺨에 소위 '불꽃 싸다구'를 날리지요.
그런데 작가도 츠쿠시의 마음을 제대로 잘 표현 못한 것 같아요. 이렇게 강한 성격이 도묘지의 애정을 거부할 때, 그 근거가 설득력이 좀 떨어지더군요. 도묘지가 다른 세계의 사람, 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이 좀 있었고요. 물론 도묘지 엄마의 돈과 권력으로 서민 휘두르기 등 사건은 많습니다만.
제가 꽃남 시리즈를 본 건 만화, 대만 드라마, 일본 드라마, 우리나라 꽃남, 애니메이션 등이고요. 근데 이들 드라마나 만화 등이 스토리나 그런게 다 제각각이라 여러 개를 봐도 재미있긴 합니다. 원작의 힘인가?
대만 드라마가 원작을 가장 잘 그려냈다는 평이고요, 일본 드라마는 긴박한 구성에 연기력이 좋다는 평이 있어요. 애니메이션은 원작을 그리면서 좀 각색을 했고, 우리 꽃남은 비주얼이 최강입니다. 좋은 배우도 거기서 몇 얻은 것 같고요.
원작을 보면서, 아 이렇게 재구성하고 새로운 캐릭터 만들어 내고 드라마와 만화는 이렇게 달라지는구나 여러 생각을 했답니다. 만화를 그린다는 일이 참 어렵겠단 생각도 하고요. 그리고 몰입은 여기까지. 너무 나무라진 마시공~그냥 재미로 봐주세요 ^^;;
경제도 어렵고 사회는 점점 더 매말라가고, 이럴 때 그냥 가뭄에 내리는 단비 같이 목 좀 축여 봤습니다. 숨도 좀 고르고 스트레스도 좀 날리고 실 없이 웃기도 하고, 어렵지만 그래도 마음 다스려 가면서 행복하게 살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괜찮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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