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분이 다니러 오셨습니다. 재주가 많은 분입니다.
서너 나라의 외국어를 구사하며, 노래와 악기연주에도 능합니다.
그분에 비하면 나라는 사람은 얼마나 작아지고 초라해지는지...
그분과 올레길을 걷기로 했습니다.
이웃에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역시 재주가 많은 분입니다.
요즘 삶에서 가장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집안에 있으면 우울해질까봐 전화를 겁니다.
함께 올레길을 걷지 않겠냐고 했더니 선뜻 따라나섭니다.
그래서 두 여자, 네 아이와 함께 올레길을 걸었습니다.
가을이라기엔 너무 더워서 애를 먹인 "지구 온난화때문에 큰일"이라는
다향이의 말이 없었더라면 지루할 뻔한 올레였습니다.
이야기도 하고, 사진도 찍고, 점심밥도 함께 먹으면서 걸었습니다.
처음 만난 사람들인데도 오랜 지기들처럼 이야기가 통합니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신이 났습니다.
늘 혼자서, 아니면 둘이서만 놀다가 넷이 만나니 난리가 났습니다.
열이 나고, 몸상태가 좋지 않아서 학교를 빠졌다는 여덟살 박이가
말합니다. 누나들하고 함께 걸으니까 아프지 않다고 합니다.
아이들 저녁밥을 해먹이고, 어른 넷이 밥(술)을 먹으러 나갔습니다.
퇴근한 정희씨까지 넷이 밥을 먹으러 나갔는데 한 분이 웁니다.
술 탓도 있었겠지만 '쌓인 게 너무 많아 한이 되었구나!'싶습니다.
분위기가 영 어색해졌습니다.
하룻밤을 집에서 묵은 분이 여자친구의 집에서 자기로 했습니다.
술을 마시지 않은 정희씨가 운전을 합니다.
정희씨가 여자친구네 집 앞에 일행을 내려놓습니다.
말하지는 않지만 많이 힘들어하는 친구를 위로합니다.
"다 잘 될 테니까 너무 힘들어하지 말아요. 이번 일을 통해서 한층 더 성장할 거에요."
꺽꺽 거리면서 웁니다. 무너지듯이 품안에 안기면서 흐느낍니다.
7년 전에 이웃으로 알게 된 친구입니다.
글, 그림, 연극, 요리 등 뭐든지 잘하는 친구입니다.
그래 오래 전부터 이야기를 했습니다.
하나만 선택해서 에너지를 집중하면 좋겠다고 말입니다.
두 분은 알지 못합니다.
내가 당신들의 재능을 얼마나 부러워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러면서 당신들을 이해하고, 지원하지 않는 남편들에 대해 회의합니다.
재능 많은 두 여자의 눈물을 보면서 '나는?'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재능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데... 배우자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건 똑같습니다.
굳이 재능이라고 우긴다면 '평균치보다는 섬세하고 풍부한 감성' 정도인데
그로 인해서 늘 생채기가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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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A
음...저는, 델리케이트한 남자랑 살지못해서 늘 생채기가 납니다.
관계라는 게 너무 상대적이라서 늘 혼란스럽습니다.
저렇게 생겨먹은 사람에게, 왜 저렇게 생겨먹었냐고 투덜대는게 참 부질없는 짓인데
상대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받아들인다는 건 여전히 어려운 숙제입니다.
저렇게 생겨먹어서 구박받고 외면받는 남편이 가끔은 측은하기도 합니다.
똑같이 생겨먹은 여자랑 살았으면 어쩌면 훨 사랑받고 살수도 있었을텐데 말입니다..^^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
부부란 2인3각 경기를 하는 파트너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눈을 마주보며, "하나 둘, 하나 둘" 구령을 붙이면
잘 가겠지만, 호흡이 흐뜨러지면 고꾸라지고 마는...
제비꽃
서로 배려하고 이해하면 그런 생채기정도는
얼른 아물겟지여 ^^
답글
밥상차리는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