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간 좀처럼 마음을 잡을수가 없었습니다.
아이를 먼 곳으로 보내고 마음을 추스리고 있으니 모른척 해달라는 친구의 문자...
그 친구와는 중학교때부터의 단짝 친구로 제가 결혼을 하고 제가 있던 그방,
저희 친정집에서 몇년을 살았으며 큰 아이를 임신해 시댁에 들어갈때는 빈집이 될
저희 신혼집에 살아줄 정도로 자매보다 더 자매같은 친구였습니다.
거짓말 같은 너무나 황망한 문자에 함부로 전화를 할수도 없었고 다만 친구의 이름을
부르는 문자, 단 세단어를 쓸수 밖에 없었습니다.
친구야..친구야...친구야...
다음날 전화를 걸었을때는 도통 전화를 받지 않아 저또한 마음의 갈피를 잡을수 없었고
어렵게 3일째 되던날 통화가 되었습니다.
제가 친구에게 처음 건넨말은 미안하다...였습니다.
한참의 침묵이 흐른후에 친구가 건넨 말은 뭐가 미안하냐고...
저는 그냥 이 모든 상황이 미안하다고...
평소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생각에 늘 친구에게 전화를 걸기보다는 전화를 연락을
받기만 했던 저는 친구에게 제대로된 위로의 말 한마디 조차 할수가 없었습니다.
혹여 간신히 추스르고 있는 친구의 맘을 제가 흔들어 놓게 될까 조심스러워 그렇게 아무말 없이
수화기만 부여잡고 있다가 전화를 끊게 되었습니다.
그후 또 서로에게 시간이 필요할것 같아 하루가 지나고 이틀째 날 수업을 받고 있는데
친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어디냐고...친구의 질문에 다시 같은 질문을 할수 밖에 없었던 저는 친구에게 어디냐고 물었습니다.
백운역...제가 공부하고 있는 부평역에서는 전철로는 1정거장 버스로도 정말 가까운 곳까지 친구는
와 있었습니다.
하루에도 열두번씩 맘이 변한다던 친구는 제가 공부하는 곳의 위치는 모르지만 언젠가 말한 그 장소를
생각해내 무작정 출발했던듯 싶었습니다.
부랴 부랴 가방을 챙겨서 친구가 도착할 그 즈음 나가보니 친구는 이미 제가 공부하는 그 건물 앞에
서 있었습니다.
어쩌면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었을지도 모를 나의 친구...
담담히 자신의 이야기를...아이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그 친구가 너무나 안쓰러워
함부로 위로의 말을 건넬수도 없던 저는 주체할수 없는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얼마나 아팠을까요?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울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눈동자의 흔들림이.. 손의 떨림이.. 그 친구의 깊은 슬픔을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집에서는 울수 조차 없다는 그 친구가 결국은 제 앞에서 함께 눈물을 흘리며 아이의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세상 모든 부모에게 자신의 아이는 그러한 존재이겠지만 정말 보석처럼, 해처럼 빛나는 아이였던 그 아이...
그 아이가 자신의 아이인게 자랑스러워 늘 어깨를 펴고 다녔다는 친구의 말...
가슴을 후벼파는 말...
제가 본 그 아이는 친구가 말한 그대로의 보석처럼 빛나는 아이였지요.
누가봐도 뛰어난 사교성과 귀염성, 총명함을 가지고 있던 아이...정말 보석 같은 아이...
친구는 자신을 유지하고 있던 99%의 무언가가 빠져나간것 같다며 더이상 살고 싶지가 않다고...
하지만 아이가 아빠와 동생을 살리고 간것이 아니겠냐며 그래서 자기가 살아야겠다고 말했습니다.
해마다 여름이면 시댁 근처의 냇가로 물놀이를 가곤했는데 올해는 어쩐지 아이를 보내고 싶지가 않았었다고...
지금 하고 있는 공부때문에 남편과 아이들만 시댁에 보낸 자신의 잘못때문에 아이를 보낸것 같다고...
갑자기 거세어지는 물살에 두 아이와 낮은 물가에서 물놀이 하던 친구의 신랑은 우선 가까운 곳에
있는 작은 아이를 건져서 냇가로 올려놓고 튜브를 타고 있던 큰 아이를 구하러 다시 물가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이는 이미 주검으로 떠 올라있었다고...
엄마와 함께 가고 싶다는 아이에게 서프라이즈를 해 주고파 담날 갈것을 숨기며 아이를 보냈는데
다음날 결국 아이의 차디찬 주검과 맞이하게 되었던 나의 친구...
친구는 오열을 하며 말했습니다.
할머니댁에 간다며, 엄마와 함께 가고 싶다고 하던 그 아이의 손톱을 짧게 깍아 시골로 내려보냈었다고...
그런데 시체 안치실에서 만난 아이의 손톱에 시퍼런 멍과 함께 물 이끼가 잔뜩 끼어있었다고...
눈조차 감지 못한채 주검으로 누워있었다던 그 이야기에 저 또한 오열하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7살...그 어린 아이가 얼마나 무서웠으면 물안경 밖 세상을 보며 무엇을 잡으려고
애썼기에 열손가락 어느 한곳 온전치 못한채 퍼런 물 이끼에 두 손 가득 멍이 들수밖에 없었는지...
친구가 결혼을 하고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 아이를 키우고...
친구와 아이의 그 동안의 추억을 잘 알고 있는 저는 친구와 함께 지난 추억의 이야기를 하며
내내 울다가 웃다가 또 울다가 그렇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제는 아이에게 극장판 코난을 보여주기로 한 날이었다며 같이 가지 않겠냐는 친구의 문자를 보고
또 어찌나 속상한 맘이 들던지...
집에서는 자책하고 있는 신랑때문에 눈물조차 보일수 없다는 나의 친구...
친구는 제게 지금 현재 할수 있는 모든 일을 미루지 말라고...
후회없는 삶을 살라고...자신이 겪어보니 자신은 자신이 1번이 아닌 엄마였던것 같다고...
그동안 아이에게 소홀했던 자신이 너무나 후회된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저또한 그동안 저를 위하느라 아이들에게 소홀했던점이 어찌나 반성이 되던지요...
우리 님들도 지금의 삶에 최선을 다하시고 후회없는 삶을 살아나가시길 바래요.
이 하나의 깨달음을 위해 너무나 큰 희생을 한 나의 친구...
나의 친구에게 다시 세상의 빛같은 그런 희망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친구야!!!!! 힘내라!!!!! 내 친구!!! 사랑해!!!






> 


최신
이전



















나리
어머나... 세상에....
너무너무 가슴 아픈 일이군요.
무엇으로도 그 친구한테 위로가 될순 없겠지요...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고...ㅠㅠ
그래요...
친구야!!!! 힘내라!!!
곁에서 말벗 많이많이 해주셔요.
답글
제비꽃
정말 마음아픈일이군여 ~~
아마도 그 상처가 오래가겟지여
옆에서 자주 위로가 되어주세여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