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그 때는 ‘국민학교’라 불렀다) 입학한 첫날에 담임선생님께서는 다음날 가지고 올 준비물을 말씀하셨다. 지금 기억나기로는 색연필은 확실한데, 스케치북이었던가 연습장이었던가는 아직도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채점할 때 많이 쓰는, 까서 쓰는 그 빨간 색연필은 분명한데...
하얀 손수건(콧물이 흐르면 닦아냈다)을 왼쪽에 옷핀으로 달고 엄마의 손을 잡고 온 초등학교는 무척이나 낯선 곳이었다. 큰(?) 여 선생님께서 가지고 오라 했던 준비물을 잊지 않으려고 애썼던 기억이 난다. 어떻게 엄마에게 사달라고 하나(처음으로 준비물을 사달라는 것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걱정했던 기억.
선생님의 주의사항 말씀도 끝나고 집으로 가려는데, 그 때 불현듯(당시에는 엄마가 나타나리라는 것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엄마가 다가오며 색연필과 또 다른 준비물을 내밀었다. 그 때의 느낌... 빤히 엄마를 쳐다보고 있었던 나...
이 기억이 아직도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학교라는 낯선 곳에서 처음으로 과제를 받았다는 것과, 또한 나에게는 ‘엄마’라는 믿음직한 분이 함께 함을 느꼈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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