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셋이서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울릉도미역취를 볶고, 신김치에 고등어를 넣어 찌개를 끓였습니다.
셋이 맛있게 밥을 먹는데 다향이가 말합니다.
"우리 코코한테 한 번 놀러 가."
"......."
뜬금없는 말에 눈만 껌벅거리고 있으니 다향이가 말을 계속 합니다.
"이번 추석에도 코코 제사를 지내지 않았잖아. 그러니까 한 번 보러 가자고."
"......."
언제나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하는 다향이, 개를 무서워해서 결사 반대하는 정희씨.
그 틈에 끼어서 '마당있는 집에 가면 개를 키우자'고 했는데 그게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코코는 재작년에 다향이가 키우던 햄스터의 이름입니다.
아침저녁으로 해바라기씨도 넣어주고, 물도 갈아주었습니다.
다향이가 일주일에 한 번 씩은 톱밥(대팻밥이 더 정확)도
갈아주었습니다.
어느날 아침, 다향이가 해바라기씨를 넣어주려고 하는데 코코가 움직이질 않습니다.
좋아서 깡총깡총 뛰고, 수레바퀴처럼 생긴 틀에서 씽씽 달리던 녀석이 조용합니다.
원인은 모르겠지만 그렇게 잠을 자다가 죽어버렸습니다.
다향이가 펑펑 울었습니다.
그리고 햇볕이 잘 드는 바닷가 절벽 위에 코코를 묻어주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한달에 한 번, 두어달에 한 번씩 보러가던 코코였는데
나나 정희씨는 세월의 흐름속에서 까마득히 잊고 있었지만
다향이는 보고싶었던 모양입니다.
미안해집니다. 다향이의 마음을 잘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다향이는 모르는 일이지만 이번에 이사를 하면서 코코의 집을 버렸습니다.
놔두자고 했지만 이제 햄스터는 키우지 않겠다는 정희씨주장에 밀려서 버렸습니다.
꿩 대신 닭이라고, 다향이가 강아지 대신 선택했던 햄스터입니다.
기회를 봐서 다시 햄스터라도 사주어야겠습니다.
물론 눈 여겨 보고있는 땅이 우리의 것이 된다면 당연히 강아지를 사줄 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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