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공격 성향을 생각하니...

글쓴이 디토

등록일 2009-09-27 17:36

조회수 2,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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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민이의 놀이치료를 한지 4개월이 지나간다.


그간 분리불안은 꽤 좋아지는 듯했고 낯선 사람들과도 제법 대화하는 모습을 보며


흐뭇했는데 문제는 어제 또 드러났다.




놀이터에서 미끄럼틀을 타며 노는데 다른 아이들(5세, 7세 형제)이 나타났다.


해민이가 미끄럼틀에서 내려오려고 앉아 있자


7살짜리가 아래에서 바라보며 '출발!'하고 외쳤다.


그 순간 해민이는 고래고래 소리 치며 '출발 아니야! %&*@##!!!'하고 화를 내었다.


그 아이들도 기분이 나빠져서 계속 해민이와 말싸움(?)을 하는 것이었다.


미끄럼틀에서 아이들과 부딪치면 필요 이상으로 화를 내며 과민해지는 해민이를


혼내면서 집으로 데리고 왔다.




'이제부터 친구들한테 소리 치고 화내고 그러려면 놀이터도 가지 말고 유치원도 다니지 마!'


우는 아이를 잡아끌다시피 데려 오면서 내 감정을 못 다스려 씩씩거렸다.


왜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걸까?


왜 다른 아이의 평범한 행동을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해석하는 걸까?


저래 가지고 유치원에는 제대로 다닐 수 있을까?


만감이 교차했다.




그러나 곰곰 생각해보니 화낼 일이 아니었다.


생후 7개월까지 보육원에 있으면서 애착 형성이 전혀 되지 않은 상태로


우리 집으로 왔고


돌이 지나 4-5개월 정도 후에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했다.


워낙 호기심 많고 놀잇감에 관심 많아 잘 적응하는 듯해서


나중엔 종일반으로 보냈고 별 문제가 없어 보였다.




그러다 감기로 병원에 다녀온 후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를 억지로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문제가 터졌다.


절대로 어린이집에 안 가려는 아이를 데리고 어린이집 선생님과 상담해보니


해민이가 어린이집에서 매우 의젓하고, 아이들과 함부로 싸우지도 않고


참는 편이라는 거였다.


집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은데 이상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엄마와 애착도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아이를


아무 생각 없이 너무 일찍 어린이집에 그것도 종일반으로 보냈던 게 아닌지,


게다가 딸아이를 잃은 내 우울과 상처가


해민이의 감정을 예민하게 읽지 못하게 한 것 아닌지,


이제 해민이의 상처들이 치유되는 과정에서 다시 아기로 돌아가


다른 아이들에게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게 아닌지...




처음으로 돌아가 아기처럼 무한히 엄마가 받아주고 사랑해줘야 하나보다.


해민이가 힘들었던 시간만큼, 엄마와 밀착되지 못했던 시간만큼


어쩌면 그 몇 배로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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