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민이의 놀이치료를 한지 4개월이 지나간다.
그간 분리불안은 꽤 좋아지는 듯했고 낯선 사람들과도 제법 대화하는 모습을 보며
흐뭇했는데 문제는 어제 또 드러났다.
놀이터에서 미끄럼틀을 타며 노는데 다른 아이들(5세, 7세 형제)이 나타났다.
해민이가 미끄럼틀에서 내려오려고 앉아 있자
7살짜리가 아래에서 바라보며 '출발!'하고 외쳤다.
그 순간 해민이는 고래고래 소리 치며 '출발 아니야! %&*@##!!!'하고 화를 내었다.
그 아이들도 기분이 나빠져서 계속 해민이와 말싸움(?)을 하는 것이었다.
미끄럼틀에서 아이들과 부딪치면 필요 이상으로 화를 내며 과민해지는 해민이를
혼내면서 집으로 데리고 왔다.
'이제부터 친구들한테 소리 치고 화내고 그러려면 놀이터도 가지 말고 유치원도 다니지 마!'
우는 아이를 잡아끌다시피 데려 오면서 내 감정을 못 다스려 씩씩거렸다.
왜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걸까?
왜 다른 아이의 평범한 행동을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해석하는 걸까?
저래 가지고 유치원에는 제대로 다닐 수 있을까?
만감이 교차했다.
그러나 곰곰 생각해보니 화낼 일이 아니었다.
생후 7개월까지 보육원에 있으면서 애착 형성이 전혀 되지 않은 상태로
우리 집으로 왔고
돌이 지나 4-5개월 정도 후에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했다.
워낙 호기심 많고 놀잇감에 관심 많아 잘 적응하는 듯해서
나중엔 종일반으로 보냈고 별 문제가 없어 보였다.
그러다 감기로 병원에 다녀온 후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를 억지로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문제가 터졌다.
절대로 어린이집에 안 가려는 아이를 데리고 어린이집 선생님과 상담해보니
해민이가 어린이집에서 매우 의젓하고, 아이들과 함부로 싸우지도 않고
참는 편이라는 거였다.
집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은데 이상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엄마와 애착도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아이를
아무 생각 없이 너무 일찍 어린이집에 그것도 종일반으로 보냈던 게 아닌지,
게다가 딸아이를 잃은 내 우울과 상처가
해민이의 감정을 예민하게 읽지 못하게 한 것 아닌지,
이제 해민이의 상처들이 치유되는 과정에서 다시 아기로 돌아가
다른 아이들에게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게 아닌지...
처음으로 돌아가 아기처럼 무한히 엄마가 받아주고 사랑해줘야 하나보다.
해민이가 힘들었던 시간만큼, 엄마와 밀착되지 못했던 시간만큼
어쩌면 그 몇 배로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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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차리는 남자
다 한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계속 사랑해 주세요.
답글
누봉이
가끔 아이들 어릴때 비디오 찍은 걸 다시 보는데,,,, 울 아들 25개월 무렵 침뱉기를 해서 비디오 찍던 나한테 꿀밤을 맞고 울고불고했는데,, 울 딸아이 돌 지난 후 비디오에도 침뱉기하는게 나오네요
기분나쁘면 투~! 하고 나를 향해 침을 뱉는데 그게 지 턱으로 흐르는.. 에고 디러워라.
크는 과정인것 같아요. 하지말래도 그또래쯤 되면 어찌 그리 똑같이 하던지..
욕도 하고 (울 딸 20개월때 씨방 씨방 그러길래 뭔말이래? 했더니 그 나이때는 ㄹ 발음이 안되서... 켁..
놀이방가더니 욕을 냉큼 배워왔다는..물론 엄청 야단쳐서 그 버릇 고쳤지만 )
침도 뱉고 장난감도 던져 부수고 반항도 하고 ( 말도 못하는 어린것들이 아뙈!! 하고 소리치던 모습이 아직도... 뭐만 하라고하면 아뙈!! 시여!!! 요지랄...) 거짓말도 하고 (요건 주로 5-6세때 ) 지갑에 있는 돈도 빼가고 (요건 군것질 시작하고 저 혼자 사먹으러 갈 무렵인 6-7세때) 요럴때 잡아주긴 했지만
그럴때마다 내가 뭘 잘못 가르쳤지? 내가 엄마자격이 없어서 애들이 이러나? 커서도 여전히 이러면 어쩌지 등등 엄청 힘들었답니다
그런데 그 과정이 애들이 사회성과 도덕성을 배우는 기회였던 것 같아요
콩이는 멋진 청년으로 자랄것이라고 , 애둘 키운 선배맘이 확신하고 있으니 너무 걱정마세요 ^^
답글
만석
아이들 기르기가 점점 어려워지나 봅니다.
주위 환경이 그렇게 변한다 하네요.
암튼 너무 일찍 엄마와 떼어놓는 거 참 안 좋은 일이예요.
너무 많이 걱정하지 말아요.
모두 그렇게 큰답니다.
다만 엄마가 필요한 나이입니다^^
답글
주리니
쌍둥일 혼자 감당하는게 버거워
만으론 2살이 지나서 한국나이론 4살때(연말생이라..) 어린이집엘 보냈죠.
어린이집에 보내는 내내 안간다는 걸 억지로 보내느라 애 먹었어요.
첨엔 버스 안탄다고 울며 버티다가도 막상 가서는 잘 논대요.
다 믿을 순 없겠지만 엄마와의 분리됨을 싫어했던 듯 해요.
나중엔 재미없다며 가려들지 않아 어린이집에 종종 다양한 프로그램을 해 줄것을 요구했었죠.
기본적인 단어와 심부름은 곧잘 하는데 어휘력은 늘지 않아 언어치료를 받아야했구요,
놀이치료도 받아보라는... 발달장애 취급아를 받았었죠.
엄마의 무한적인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답니다.
안팎으로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갖고, 스킨쉽과 표현도 많이 해줘야해요.
지금은 6살이고 말도 조잘대며 또래들과도 아주 잘 어울린답니다.
다만 개월수의 차이가 심해 이제사 한글 습득을 하고 있지만
무리하지 않게 아이에게 스트레스 주지 않는 선에서 즐겁게 공부하고 가르치는게 최고일 듯 해요.
울 꼬맹인 욕은 안합니다. 하면 되는 것과 하면 안되는 걸 분명히 가르쳐 주는게 필요할 듯 합니다.
답글
디토
누봉이
우리 아들은 16개월에 어린이집에 보냈어요. 그때 동생이 태어났거든요.. 도저히 볼 수가 없어서
어린이 집에 보냈는데,, 매일 형아들 꼬집기 . 볼 물어뜯기 ( 여자애 볼을 물어뜯어서 학부모 항의왔고 ,,죄송하다고 전화드렸다가 온갖 욕 다 먹고..ㅠㅠ) 다른 애들 가지고 노는 장난감 뺐기. 책상위에 올라가서 똥싸기 (배변 훈련시킨다고 샘이 기저귀 빼놨다가....) 블록 집어던져 다른 애들 상처내기 등등... 정말 그때 심각하게,,, 난폭한 성격인가보다. 커서 불량학생이되면 어쩌나,,하고 진심으로 걱정했었습니다.... 초딩2학년때까지 동네깡패였어요. 서점데리고가기. 여행데리고 다니기. 연극보러가기 등등 정말 아이의 정서를 위해 갖은 방법을 다썼는데도 (피아노도 가르쳐봤죠..) 난폭한 성향이 바뀌지 않더라구요
그러나 버뜨! 지금 울 아들 고 2..
인격이나 성격이나 다들 칭찬하는 아이로 자랐습니다 ^^
결론 : 디토님. 전혀 걱정하실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콩이 나이때는 침도뱉고 욕도하고 싸움도 하고 그렇게 크던대요 ^^
답글
디토
참..역시 육아선배님이십니다. 골머리잡고 고민하다가 누봉님 글 읽으니 무지 위로가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