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 ‧ 네임에 대하여
오늘은 내 닉‧네임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 보자. 만석이……. 솔직하게 말하면 이건 내 필명(筆名)이다.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필명을 가져 보는 게 어려서부터의 꿈이었다. 나는 초등학교 적부터 글을 썼다. 글을 잘 쓰고 그래서 멋진 필명을 붙이는 게 청학(淸學)의 꿈이었다는 말씀이야. 그런데 멋진 필명이 아니라 대가(大家) 댁(宅) 종놈 같은 필명을 갖고 말았다. 그것이 인터넷에서의 닉‧네임이고 보니 하하하. 내가 생각해도 웃음이 나오는 아이디로고. 내 아들딸들은 하나 같이 하필이면 ‘만석’이냐고 반문을 하지만, 그들이 황새의 높고 심오한 뜻을 어이 알리요.
02학번으로 대학에 입학을 앞둔 어느 날. 전공인 국문과 홈 페이지를 찾으니 아이디가 필요했다. 회원가입을 하고 로그인을 하려 하니 아이디가 필수겠다. 학부 공부를 하려면 컴은 필수라 하니, 합격 통지서를 받은 즉시 인터넷을 배우기 시작했겠다?! 아직 아이디도 없고 비밀번호도 쓸 줄 모르던 나는 급히 머리를 쥐어짜며 서재의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다. ‘무엇이 좋을꼬?’ 예쁜 꽃 이름? 별 이름? 해? 달? 예쁜 꽃 이름이라면 백합? 장미? 개나라? 별 이름이라면 북두칠성? 북극성? 카시오페아? 아~. 둥근 해도 좋고 보름달도 좋으렸다.
쥐어짜던 머리에 쥐가 나기 일보 직전. 남편이 서재에 들어섰다. 으하하. 자꾸만 ‘서재’라 하니 좀 쑥스럽구먼. 어느 학자의 서재만큼이나 장서(藏書)를 비치한 것은 아니지만, 네 아이들이 전공이 제각기 달라서 아니, 그이도 나까지도……. 일반 가정에서보다는 제법 많은 량의 전문서적을 꽂아놓았기에, 그리고 안방의 마님(?)이 책은 절대로 버리지 못하는 성미라서 그냥 그렇게 ‘서재’라고 부른다. 뭐, 돈이 드는 것도 아닌데 좀 근사하게 이름을 붙였다고 누가 점검을 나올 것도 아니니 그리 해 두자.
아무튼 그이가 들어서기에 반가운 마음에,
“아빠. 나, 필명 하나 지어 주지.”했다. 그이는 아직 컴맹이어서 ‘아이디’라는 단어보다는 필명에 더 친숙할 테니까.
“무슨 필명씩이나…….”
허긴 그렇다. 남편의 말대로 내가 무슨 유명세를 타는 문장가도 아니고 이름 난 작가는 더 더군다나 아니다.
“그렇긴 한데, 학교 가면 레포트도 컴으로 제출 한다는데……. 당신이 지어주면 아무 거라도 무조건 좋아요.”
잠시 뒤에 다시 남편이 고개를 들여 밀었다.
“만석이 어때? 늦었지만 공부하는 게 기특하니 도중하차(途中下車)는 절대로 용납 못할 것이니, 돌 같이 변함없이 전진하라구. 늦을 ‘만’에 돌 ‘석’자.”
“…….”
참 맘에 안 든다. 아니, 당신은 촌놈(남편은 자기가 시골 출신이라고 자작 그렇게 부른다.)이라지만 나는 아닌데……. 만석이가 뭐야, 만석이가. 그러나 ‘당신이 지어주면 뭐든지 좋다’고 했고, 그리고 남편의 마음이 고맙지 않은가. 이 나이에 대학 나와서 박사나 교수가 될 것도 아니고, 오히려 집안 경제에 마이너스가 될 터인데 선뜻 만학에 동의하고 협조 해주니 말이다. 방긋 웃고 고개를 끄덕였다.
“좋았어. 당신이 지어주니까 좋았어.”
푸하하. 우선 웃고 보자. 내 필명이나 아이디를 처음 대하는 사람들은, 내가 건장한 남자인 줄로 착각을 하기 일쑤다. 아니면 여자라 해도 덩치가 우람한 여인으로 상상을 한다. 키가 170cm쯤은 되고 몸무게는 80kg정도로. 또 웃고 볼 일이다. 히히히. 사실은 155cm에 48kg을 넘지 못하는, 그이 표현대로라면 ‘조막만한’ 늙은이다. 그런데 이 필명이 시간이 갈수록 정이 간다는 말씀이야. 그 심오한 뜻이 부자(富者)가 되라는 뜻의 일만 만(萬)이 아니고, 늦을 ‘만(晩)’자를 써서 만석(晩石)이라지 않는가. 재물에 욕심이 없는 그이답다. 옳거니. 좋은 필명이고 좋은 아이디다. 이름을 잘 지으면 이름 덕을 본다지?! 그래. 내 필명 덕 좀 보자. 이름을 잘 지어주어서 공부를 끝까지 마쳤으니, 명(命)도 내 명대로 살아 보세나. 까지 것. 암이 별 거 간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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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꽃
닉네임 이란....
어쩌면 그사람을 안보고도 생각할수 있는것 같애요
만석성님 뵈올때
우선 만석꾼이 생각났지만...........
晩石 이렇게 심오한뜻을...
사이버 주부대학 들어오면서
처음에는 이쁜꽃 이름이 뭘까 ??? 고민하던중
여러가지 생각해서 들어와 보니 겹치는 아이디 로 어느님이 분꽃을 선정해주셧죠
부자집 정원 엔 이거 없죠... 시골 담모퉁이에 핀 분꽃
부지런한 사람만 이꽃을 볼수있다는 특징........ㅎㅎ
전 이 닉네임을 사랑 합니다......
답글
만석
분꽃... 참으로 분꽃님을 닮은 이름이지요.
분꽃님을 볼 때마다 어쩌면 그리 분꽃을 닮았을까 생각하지요.
시어머님이 분꽃을 보시며 말씀하셨지요.
"시계가 없던 시절엔 분꽃이 피면 보리를 찧었다."고요.
그래서 내겐 분꽃이 끼니 때를 알리는 꽃으로도 기억 되지요^^
운영자
송화님~닉네임 정말 제 2의 이름인 것 같아요! 부모님이 주신 실명도 의미가 있지만, 닉네임이야 말로 자신을 표현하고,,,또 닉네임대로 제가 바뀌기도 하고 그렇잖아요.
송화님~송화님~ 정이 가용~
답글
만석
그렇죠?!
실명은 아직 되어진 모습이 보이지 않지만
닉네임은 어딘지 본인을 닮아 있는 것 같은 느낌.
지어주는 사람도 지어 가지는 사람도 모두 의미를 부여해서
그 사람을 닮은 이름을 지어주기 마련이지요.
송화
나야말로 닉네임을 멀로 할지 고민하는데...
인터넷에서 알게된 작가아우가
언니의 순수한 느낌이 좋다며 고귀한 삶을 누리라고..
귀한 소나무의 꽃 즉
"송화" 라고 지어줬네여
첨에는 소나무에 먼꽃이 있나 하며 "송화" 가 낯설었는데
자꾸 부르니 정이 가는게...
이름은 남이 부르기좋은 이름이 좋아여
답글
만석
송화...
정말 고귀한 삶을 풍기는 이름이구려.
참 잘 지었어요.
앞으로 고귀한 삶을 누리시라요^^
ㅁ궁화
만석꾼 같은....만석님으로 안답니다
예전엔 모두들 만석꾼을 부러워 했지 않습니까요
답글
만석
그렇다니까.
욕심 많은 지주가 되고 싶어서냐고 묻기도...
사실은 아주 심오한 남편의 뜻이 있는데.
근데, ㅁ궁화님은 왜 무궁화가 아니고... 고거이 궁금해^^
제비꽃
봄이되면 여기저기 피어나는 아주 작은꽃 제비꽃
저랑 닮아 그렇게 지은건 아니구여
오래전 학생때 엄마가 돌아가신후 기숙사뒷산에 피어나던
보라색 제비꽃이 너무 좋았네여
인터넷 시작하며 그 제비꽃이 떠올랏지여
제비꽃 이랑 친하려면 앉아서 드려다 보셔야 되네여
무심히 지나치면 아니 보이지여
누봉이! 는 절대 못잊어비리네여 ^^
답글
만석
제비님.
지하철에서 제비님의 전화를 받고는,
"제비?"했다가 좌우 앞뒤의 시선을 한 몸에...ㅎ~.
여자 홀리는 제비로 알았나 봐 ㅎ~.
세상이 이렇게 재미있다니까 ㅎ~.
여기서 보니까 또 다른 반가움이... ㅎ~.
미즈천사
앗~! 저도 오해를 했네요ㅎㅎㅎ
사실 누군가의 닉네임을 보면 왜 그 닉네임을 쓰게 됐는지 궁금할때가 많잖아요.
요렇게 숨은 뜻을 공개하니까 너무너무 재미있네요
답글
만석
미즈천사님
그렇죠? 공히 오해 할만한 닉네임이지요.
글 읽어주시고 답글까지 주시니 감사합니다.
우리 자주 뵈요^^
누봉이
만석님과 비슷하게 촌스러운(?) 닉네임을 가진 누봉입니다 ^^
저도 닉네임때문에 뽀글빠마에 몸빼바지 입은 팔뚝두꺼운 여편네로 오해받고 있는데요
그래도 십년을 써온 탓인지 이 촌스러운 누봉이라는 닉이 오래되고 편안한 옷같네요 ^^
답글
만석
누봉이님.
반갑습니다.
익히 낯 설지 않은 이름입니다.
오늘 아침에 누봉이님이 친한 친구처럼 다가옵니다.
가을이 오니 아마 맘도 풍요로워지고 싶은가 봅니다.
글 읽어주시고 답글 주시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