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일]
<아빠>
후배의 집을 나서서 천안시청으로 향한다.
아니,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시청에 있다는 도서관을 찾아 나섰다.
확인할 메일도 있고, 카페에 글과 사진도 올려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냥 후배의 집에 머물면 좋을 텐데….
다향이랑 자유롭게 이야기도 하고, 차도 마셔가면서 정리하면 좋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안주인이 불편해한다니 별 수 없다.
천안, 확실히 많이 변했다.
불과 4년 만에 찾았음에도 불구하고, 꼭 40년 만에 찾은 느낌이다.
선산조차도 어디에 있는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내가 태어난 백석동은 더더욱 찾을 수가 없다.
도서관직원들에게 물으니 유일한 단서인 백석동의 방죽이 없어졌단다.
방죽은 사라지고, 고층아파트들이 들어섰다니 영영 찾을 길이 없을 것 같다.
천안시에서 운영하는 것이라 외지인은 이용할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온다.
물어물어 20분을 달려왔는데 포기하기에는.
그래 사정을 말하니 흔쾌히 승낙을 한다.
이방인을 친절하게 맞아준 직원에게 감사를 드린다.
다향이는 노트북사용실에서 일기를 쓰고, 난 메일을 확인한다.
그리고 써둔 글을 카페에 올리려고 하는데 생각처럼 되지 않는다.
USB사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 메일에 대한 답변을 보내고, 뉴스를 본다.
일기를 다 쓴 다향이는 어린이 열람실로 책을 보겠다고 들어가고.
시계를 보니 오후 12시 40분.
후배부부가 권한 수덕사를 보려면 1시간을 가야 한단다.
그래 점심을 먹고 출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안내데스크의 직원이 수덕사 가는 길을 세세히 알려준다.
그리고 구내식당을 이용하면 1인당 2,500원이며
오후 1시까지만 운영하니까 빨리 가보라는 얘기도 해준다.
그래 얼른 달려가서 12시 57분에 점심밥을 먹는다.
다향이가 “아빠, 우리 만날 시청에서 밥 먹어.” 한다.
수덕사 가는 길이 멀다.
고향이 천안인 아버지와 고향이 안양인 어머니의 신혼여행지가 온천이란다.
그리고 수덕사에도 들렀다는 말도 기억나고,
국내 유일의 초가집여관이라는 수덕여관이 보고 싶다.
예전에 TV를 보고나서 정희씨랑 꼭 같이 머물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는데….
가도 가도 끝이 없을 것 같은 수덕사에 도착.
길게 늘어선 식당을 보니까 유명한 절이란 게 실감난다.
땡볕에 올라가는데 절집에 앞서 수덕여관이 보인다.
이응로화백이 매입해 살던 집으로 지금은 갤러리로 사용되고 있다.
새로 복원을 했다는데 옛 정취는 상당부분 소멸된 것 같아 아쉽다.
초가라면 황토가 제격인데 시멘트를 사용한 게 아쉽다.
지붕이 낮아야 정겨운데 천장을 필요이상으로 높였다.
문과 창틀이 제대로 만들어진 것도 아니고,
그나마 반대편엔 창호지대신 엉뚱한 게 발라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으로 들어가서 차를 마신다.
어쨌든 유서 깊은 곳이고, 스님들의 그림이 있기 때문이다.
차를 마시고, 절을 구경한다. 사진도 여러 장 촬영한다.
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성보박물관이다.
어지간한 절집마다 성보박물관이 있지만 수덕사의 것은 매우 인상적이다.
다향이는 대웅전의 주춧돌부터 완성되기까지의 시뮬레이션을 보고,
완전 감동한 모습이다.
오후 5시가 되어서야 수덕사를 출발한다.
함께 저녁을 먹자고 기다리는 후배의 마음씀씀이가 고맙지만
다시 돌아갈 생각을 하니 아득하다.
‘공연히 짐(옷가방)을 두고 왔나?’싶기도 하다.
하지만 날 생각하고, 기다리는 이가 있다는 건 또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후배의 가족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다향이가 샤워하는 동안 후배의 도움을 받아 카페에 글을 올린다.
새벽 1시에 일을 마치며 ‘그냥 독립기념관이나 갈걸?’ 싶다.
쓰러지듯이 잠자리에 눕는다.
<다향>
아빠랑 두 시간을 걸처 차를 타고 수덕사에 갔다.
수덕사에 갔는데 주차비를 받았다. 그래서 천원을 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수덕사에 올라가던 도중에 또 입장료를 받았다.
그래서 또 천원을 냈다. 그러고는 계속 수덕사를 향에 올라갔다.
드디어 도착했다.
약수를 한 모금 들이켜고 절을 둘러 봤다.
절을 둘러 본 다음 내려가려고 할 때 내 눈에 뭔가가 들어 왔다.
그래서 자세의 보니 관상용 사과나무였다.
그런데 누가 한입 베어 먹었는지 속살이 보였다.
그 속살 속에는 말벌이 있었다.
말벌이 쪽쪽 쭉쭉 빨아 먹는 게 신기해서 사진을 마구 찍었다.(마구는 아니고)
첫 번째는 사과가 몽땅 나오게 찍었고, 두 번째는 말벌이 크게 나오게 찍었는데
조금 흔들려서 지워 버렸다.
근데 말벌을 자세의 보니 말벌이 꿀벌 보다 더 크고 잘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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