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은
뒤로 우뚝 산들이 첩첩하고 앞으로는 멀리 서해바다 갯벌이 펼쳐진 반농반어의 고장이었다
참 가난했던 그 시절
이마빼기 만한 논농사와 텃밭에서 가꾸는 소채들외에 달리 돈나오는 구멍이 없기에
겨울이면 남자들은 '싸이나'를 놔서 청둥오리나 붕어따위를 잡기도 했다
'싸이나'는 청산가리다
당시엔 참 흔하게 구할 수 있었는가보다
'오리 국 끓였는데 잡수러오셔유'
그당시엔 손님초대를 꼭 아침에 했다.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제사를 지내든지 별나게 먹거리가
생기면 아침잡수러 오라는 인사를 꼭 청하곤 했었다
겨울이면 여자들은 길고 긴 신작로를 걸어가서 서해갯벌에 엎드려 조개따위를 캐서 반찬을 하고 약간의 용채를 구하곤 했다
그래서 그 고장의 여자들은 늘 손등이 붉으죽죽하게 부어 갈라져 피가 배어나오곤했다
빨간 다라이를 이고 갯벌에 엎드려 조개를 캐와서 아낙들이 둘러앉아 작은 칼로 솜씨있게
조개를 갈라 조갯살을 베어내곤했는데 그것도 기술이 필요한지라 조개의 가장자리에 칼끝을 넣어
슥삭 돌려 살만 빼내는데 동네아낙중 달인의 경지에 이른 이들도 꽤 있었다
요새는 임신이 벼슬인지라 임신만하면 평생받을 호강을 다 받는 경우도 있지만
당시 여자들의 임신과 출산은 바라지 않은 귀찮은 일일 뿐이었다.
아들 없는 집에서야 임신한 여자들이 간혹 호강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때 조차도
몸조심이 아니라 먹고싶은거나 좀 잘 해주거나 무거운 걸 들지 못하게 하는 정도일뿐
애를 낳기 전까지는 움직이며 갖은 일을 다하고 출산 후에도 몸조리 커녕 자기 먹을 미역국을
자신이 끓여먹는게 흔한 일이었다.
농촌에서 밭매다 애 낳는게 흔한 일이듯, 그 고장에서도 일하다가 산기를 느껴 쫒아와 뜨거운 물 끓여
애를 쑥 낳고 미역국 한그릇 먹고 집안 일 하는게 예사로웠지만 길자엄마의 경우는 그곳에서도
좀 특별한 경우에 속했다.
만삭인 길자 엄마가 산더미같은 배를 안고 빨간 다라이를 이고 갯벌에 엎드려 조개를 캐서 이고 오다가
길바닥에서 산기를 느껴 , 그만 길에서 딸을 낳고는 조개 담은 빨간 다라이에 태아를 넣어 이고 왔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때 태어난 아이의 이름이 길자였다.
길에서 태어났다고... 여자아이 이름은 아무 고민없이 그냥 되는대로 지었던 무렵이었다.
내 친구중에서도 점이 있다고 '점순이' '점희'같은 이름이 흔했다.
나중에 도시로 나오니 여자 아이들 이름에 정순이 희정이 숙희 은숙이 등등이 흔했는데
그 시골에서는 정자 덕자 따위로 지어졌었다.
내 이름이 내 나이 대에선 그래도 세련(?)된 것이라 두고두고 아버지께 감사를 했다
그렇게 태어난 길자는 잔병없이 무병하게 잘 자랐고 길자 엄마역시 털털거리고 그 다음날부터 조갯살
발라내는 일을 계속했으니.. 지금같으면 까무러칠 일이다
하도 성격이 급하고 부지런(?)해서 애 둘을 16개월 차이로 낳는 바람에 몸조리를 잘 못해서
지금도 궂은 날이면 등줄기와 허리가 아파서 저절로 날궂이를 하는데,
그 옛날 엄마들인 60-70대인 요즘 할머니들은 오늘 처럼 비가 오락가락 긋는 날이면
어찌 지내시는지....
애 낳고 시어머니가 ' 난 애 낳아 윗목에 뉘어놓고 밭매러 나갔다'는 말을 하도 하시길래
참 듣기싫고 일부러 날 볶으려고 그러는가 싶었는데, 지금은, 가엾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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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
지금은 돌아가신 시엄씨가 어째 아 둘가지고 그러느냐~~
난 여덟을 길렀다아 그 어려운시절에 ..
여섯며느리 그말씀만 하시면 모두 예에 ~~`~`
누봉님
열화와 같은 독자들이 있음이오니
알아서 하시와여 ㅎㅎㅎ
답글
teresung
글이란 그사람에 모든 표현이 다 담아잇어
좋은것 같아요
오래 오래 간직해서
책으로 출간해도 좋겟죠?
답글
ㅁ궁화
달이님 말대로...
내도 그렇게 생각 듭니다.
누봉이님 글은 언제 읽어도 재미있는 ...
구구절절 그리 잘 쓰는지.....
답글
초승달
누봉이님의 글은 우리 미즈식구들끼리만 읽기엔
너무 아까운글입니다
한편 한편 잘 뫃아두셨다가 후일 단편집으로
출간해도 좋을듯하네요
님의 글을 읽으며면서 내 유년시절 산골마을의 풍경이
산수화처럼 펼저 지나가는걸 느낍니다
답글
사라
그니깐,,언니 어릴적 본명이 길자라는 얘기야?
길자씨가 누구야?
답글
누봉이
글을 발로 읽으셈? 증말 엣지있게 맞아볼텨? 내가 살던 곳에서 어떤 아줌마가 길바닥에서 애를 낳아서
애 이름을 길자로 지었따고!!!!!
사라
흑...나이가 드니깐 독해력도 딸리나벼..
그치만 암만 다시 읽어봐도
그녀(길자)와 나(누봉)의 관계에 대한 설명이 없어.
난 언니가 갑자기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했나보다,,그랬다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