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등 며느리

글쓴이 만석

등록일 2009-06-10 19:58

조회수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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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결혼할 것이니 우리 집에 묵으면 안될까? 호텔료도 적지 않을 텐데..."
결혼 준비를 위해 두어번 서울에 날아온 막내아들의 그녀에게 내가 제안했다.

"엄머니. 그러면 신혼이 안 재미있어요."

옳거니. 첫날밤이 재미가 없다는 말이렸다.


신혼여행을 뒤로 미룬 이들 새내기 부부가 호텔에서 2박을 하고 내 집으로 들어온다고.

하루 밤은 집에서 자고 다음 날 출국을 한다고 한다.  


다음 날.

고운 한복으로 갈아입고 큰절을 하려고 앞에 선 새댁을 보아하니 걱정이 태산이다.

"오빠 쳐다보고 오빠가 하는 대로만 따라 해."

딱한 그녀의 얼굴이 활짝 갠다. 어느 쪽 손이 위로 가고 또 그 손이 아래 쪽으로 가면 어떠하랴.

가랑이를 벌리고 앉은들 어떻고 아니 벌린다고 대수랴.

미처 생각을 못해서 지금은 그렇다만 다음엔 정도를 가르쳐야겠다.


출근을 하는 영감을 배웅하는 이 많으니, 나는 큰 어른인 척 뒷짐을 지고 멀리 섰다.

고운 새며느리의 배웅이 즐거운가 영감이 연신 싱글벙글이다.

"안녕히 가십시오. 또 오십시오."

새댁의 인사에 나는 거실에 주저앉고 큰아들 내외와 작은아들이 박장대소. 현관 밖에 섰던 시아버지는 그 특유의 소리 없는 웃음으로 차라리 울상이다. 공손하게 허리를 굽혔던 새댁도 울상이긴 마찬가지.


이럴 땐 내가 교통정리를 담당한다.

"맞잖어~. 안녕히 가시고 저녁에 또 오시고... 저녁에 안 오시면 큰일이니까 흐흐흐."


작은아들의 그녀는 일본녀다. 그녀는 서울의 언어학당에 한국어 연수를 하러 왔었다고 한다. 내 아들이 일본으로 취업이 돼서 곧 일본으로 출국할 즈음에, 서로 일본어와 한국어를 도와주다가 사랑하게 되었다 한다. 서로 다른 문화의 차이를 걱정하던 차, 그러나 노련한 그녀의 한국어가 그런 걱정을 만회했다.  그러던 그녀가 자신있게 아침 인사를 하고는 식구들을 웃긴다. 앞으로 웃을 일이 많을 것이다. 그래도 말이 통하지 않아 손만 붙들고 흔드는 것보다는 그녀의 좀 부족하긴 해도 그만한  한국어 실력이 얼마나 다행인가. 그녀는 일등 며느리에 틀림이 없다. 날 자주 웃겨줄 터이니 말이다. 우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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