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와 40대의 나이드는 것에 대하여

글쓴이 누봉이

등록일 2009-05-19 21:42

조회수 2,199

글자확대 글자축소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블로그 네이버밴드 페이스북 트위터

- 60대의 나이가 든다는 것은,.. -


비가 주륵주륵 내리던 지난 주 토요일..

난 , 거 참 온천같지도 않더만 우리 미스 김은 '동네 목욕탕 보다 훨 낫다' 면서

'아들 차 얻어타는 것보다 딸 차 얻어타는게 맘이 편하다'라는 아부성 멘트를 날리며 나를

북한산 온천으로 잡아끌었다.

늘 모녀 삼대가 가던 목욕이었는데 그날은 내 딸뇬을 빼놓고 엄마랑 나랑 둘만 딸랑 온천으로 향했다

온탕 , 냉탕 왔다갔다 지지고 식히고 지지고 식히며 느긋하게 게르마늄 온천을 즐기고 있는데...

오렌지색 목욕탕 수건을 머리에 쓴 미스김과 똑같은 오렌지색 목욕 수건을 머리에 쓴 어떤 아줌마가

둘이 마주보고 깔깔대고 웃는게 아닌가?

여기 까지 왔는데도 아는 사람을 만났구만?

머리에 고추장 얹은 것처럼 오렌지색 수건을 올리고 벌거벗은 두 아줌마의 깔깔대는 웃음소리라니...

(목욕탕의 에코소리가 얼마나 죽이는가 말이다)


미스김은 내가 푹 담그고 있는 열탕까지 깔깔소리를 끌고 들어왔다.

'아는 아줌마야?'

'아니~'

'모르는 사람하고 왜 글케 다정하게 웃어?'

내 말에 미스김이 또 깔깔거리고 웃었다.


상황인 즉슨..


미스 김이 지쳐서 목욕탕언저리에 걸터 앉아있었는데, 그 아줌마가 오더니

'아줌마, 여기 있는 수건 가져 가셨어요?' 하더란다.

'아뉴~ 난 들어올때 준 내 수건쓴거유~' 라고 했더니

'이상하다,,, 내 수건이 어디있지? ' 라며 두리번 두리번.. 그러더니  다시 수건을 얻으러 간다고

탈의실로 나가더란다.

그리고는 ,, 탈의실 거울에 비친 자기 머리를 보니... 자기 머리위에 수건이 씌여져 있는게 아닌가?

그 아줌마는 자기 머리에 수건을 쓰고는 수건 어딨냐고 찾아다닌 것이었던 것이다.

(미스 김은 그 아줌마가 수건을 쓰고 있는걸 봤지만 또 다른 수건을 찾는거라고 생각했었다고)


미스 김과 그 아줌마는 다시 또 깔깔대며 '업은 애기 삼년찾는다더니~ '

' 아이고 나이가 드니까 나도 그래요 냉장고를 열고나서 내가 왜 열었지? 이런다니까'

생전 처음 본 두 60대 아지매들이 의기투합 건망증의 경험에 대해 깔깔거렸다


 -  40대의 나이듦에 대하여...


내가 열탕에서 몸을 골고루 뒤집으면서 ' 아이고~ 역시 온천은 비올때가 제일이여~  아이구 좋다~'

하며 뜨거운 김을 혼잣말로 식히고 있었는데 내 옆에 있던 내 또래 아줌마가 ' 그렇죠? ' 하고 맞장구를 치는게 아닌가?

옆에서 우리 미스김과 아줌마가 건망증을 나이드는 징조라 한참 얘기중이라 나도 ,,

' 비올때 흘러간 옛사랑 생각보다는 뜨끈한 온천 생각이 나는걸 보니 나도 나이가 들었는가봐요' 했더니

그 아줌마도 깔깔거리기 시작했다.

'맞아요. 비오고 꾸물거릴때는 첫사랑이고 서방이고 온천만한테 없다니까요~'


맞습니다 맞고요~~  

싱글싱글한 첫사랑 보다  징글징글한 서방보다  그저 뜨끈뜨근 지질 수 있는 온천 열탕이 좋은걸 보니

나도 점점 나이가 들고 있는가보다 *^^*




마이 페이지 > 스크랩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소중한 글에 감사 댓글 남겨주세요.

 담기 인쇄 답글 목록 글쓰기
로그인 후 덧글을 남겨주세요


글수 글수(36,877 )
쓰기
번호 제목 글쓴이등록일조회수
20714   이쁜꽃이 인사하네요!! 1 공룡킹2009-05-281576
20713   여보~~~미안해요!! 2 공룡킹2009-05-281767
20712   미즈, 정말 감사합니다 9 누봉이2009-05-271669
20711   도대체 노무현이 한 게 뭔데? 1 무지개2009-05-271594
20710   놀이터 풍경~ 3 공룡킹2009-05-271466
20709   변절한 노빠가 삼가 애도를 드리며... 9 누봉이2009-05-261566
20708   중매 좀 서주세요...ㅠㅠ 11 누봉이2009-05-261970
20707   정선에 다뎌 왔어요 3 현이2009-05-261671
20706   놀이치료- 변화하는 아이와 엄마~ 8 디토2009-05-261992
20705   숙 제 10 SarA2009-05-261716
20704   바다를 바라보며...^^ 1 공룡킹2009-05-261544
20703   [위탁모]가 되기 위한 조건 6 누봉이2009-05-2521827
20702   삶이 소중해지는 요즘..아이에게 보내는 편지.. 2 시은맘2009-05-2510089
20701   여의도 공원 갔다왔어요..^^ 4 시은맘2009-05-251491
20700   거짓말인 줄 알았습니다. 4 익명2009-05-251835
20699   패랭이꽃 2 현이2009-05-251885
20698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6 토실이2009-05-241514
20697   ▶謹弔◀ 왜 그러셨어요... 6 일마레2009-05-241841
20696   백장미 올려 봅니다 2 현이2009-05-233014
20695   ▦ 謹弔 ▦ 할 말을 잃어버려서.. 4 미즈2009-05-231677
20694   ▦ 謹弔 ▦ 그동안 너무 힘들었다.. 5 ♥사랑2009-05-231663
20693   '휴먼다큐 사랑:우리가 사랑할 시간'을 보고 7 디토2009-05-232758
20692   옥스아이데이지꽃 3 현이2009-05-232184
20691   내가 만났던 송강호 2 디토2009-05-221921
20690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공간 1 황금돼지..2009-05-221884
20689   터미네이터.. 1 또미2009-05-221857
20688   작약이 예뻐서 다시 올려 보네요 5 현이2009-05-221371
20687   터미네이터4이벤트하네요~ 사라코너..2009-05-211647
20686   오늘 남편에게 사랑에 메세지라도.... 4 분꽃2009-05-212629
20685   살아남은 자의 슬픔 6 SarA2009-05-211940
20684   버찌가 익어 가네요 5 현이2009-05-211507
쓰기
검색 목록보기


이벤트·체험단

기간 ~

쑥쑥플래닛앤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