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오그라드는 체벌

글쓴이 디토

등록일 2009-04-06 15:25

조회수 3,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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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가 본격적인 청개구리 역할을 시작했다.


엄마- 너 그거 하지마!

콩이- 할거야!


엄마-저쪽에 가있어!

콩이-안 가있어!


콩이-엄마, 기저귀 해도 돼요?

엄마-아냐, 자기 전에 할거야. 지금은 하지마.

콩이-(곧바로 팬티형 기저귀를 입기 시작)


콩이-치카 내가 할거야!

엄마-엄마가 먼저 해주고 나서 네가 하게 해줄게!

콩이-엉엉엉엉! 내가 할거야!


요즘은 드디어 체벌을 시작했다.

어떤 교육서적에도 체벌은 안된다, 하더라도 최후수단이다..이렇게 적혀있고

나도 당연 그렇게 주장해왔는데 이젠 이론이고 뭐고

콩이를 엎어놓고

엉덩이를 매섭게 때려준다.

왠만큼 해선 녀석이 아파 하지도 않으니

내 손이 매울 정도로 볼기를 치는데 진짜 이상하게

별로 아파하질 않는다. 어떤땐 이히히히, 웃고 있다!


단 하나 콩이가 제일 무서워 하는 건

내가 혼내다 말고 방에 들어가며 문을 닫아버리는 것.

그러면 불에 데인 듯 울면서 쫓아온다.

그럴 때 '이제 엄마 말 잘 들을거야?'하면

'네! 네!'하면서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말투와 모습으로 안겨온다.

불현듯 머리를 스치는 생각 하나..

그렇게 능청스런 콩이가 왜 유독 엄마의 사라짐을 그렇게 두려워 하는가?


혹시 만에 하나 천에 하나

생모와의 헤어짐이 아이의 무의식 속에 새겨진 건 아닐까?

세상에 태어나 콩이가 처음 접한 손길은

포근한 엄마의 품이 아니라

낯선 어른들의 기계적인 손놀림이었을 것이다.

어린 생모는 아이를 포근히 안아주기는 커녕 겁에 질려 떨고 있었을 거고..


더 어릴 적에 콩이는 '엄마가 섬그늘에..'노래를 불러주면 너무나 서럽게 울어댔다.

그래서 한동안 그 노래를 부르지 않았는데

어느날 할머니가 '이제 그노래 한번 불러봐라, 설마 또 울겠나?'해서 불렀더니

TV앞에 있던 콩이가 울음을 터뜨려 좀처럼 그치질 않았다.

달래는데 애를 먹을 정도로...


이쯤 되면 고민에 빠진다.

입양아라는 이유로 사람들의 예민한 눈길을 받는 게 싫으면서도

나 자신이 먼저 예민한 눈으로 보는 건 아닌가?

불필요한 감상에 빠져, 사소한 일에도 색안경 끼고 보는 건 아닌가?


네살짜리 아이에게 잠깐이라도 엄마의 부재는 두려운 것이다.

그게 입양아의 상처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생후 7개월까지 엄마와의 애착을 형성하지 못했던 기억이

간단치만은 않은, 아이의 역사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도 손이 오그라드는 체벌이나

혼란스런 생각들의 한가운데 있으니

전에 읽다 놓아둔 '청개구리 길들이기'라는 책을 다시 펴봐야 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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