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장춘몽

글쓴이 SarA

등록일 2009-03-28 14:48

조회수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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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언트와 함께 업무용 건물을 방문하고 나오는 길이었다.


1층 로비를 빠져 나오자마자 정문에 검정색 고급 승용차가 눈에 띄었다.


마른 체형의 중후한 남자가 재빠른 동작으로 뒷문을 닫고


이내 운전석에 올라 차를 몰고는 유유히 건물을 빠져 나갔다.


나는 본래 관찰력이 뛰어난 인간이 못되서


그냥 무심코 지나치는 순간에 짧은 장면만 목격했을 뿐이다.


그때 나의 고객이 다분히 부러움 섞인 목소리로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생긴 건 평범한데 저렇게 좋은 차를 타네...."


평소 차종에 대해 잘 모르기도 하거니와 별 관심도 없는 나는


솔직히 그냥 까만 차였다는 것 밖에 기억나지 않았다.


"저 차가 그렇게 좋은 차인가요?"


그제서야 약간의 호기심이 생긴 내가 물었다.


"그럼요,,저거 국내에서는 삼성 이건희 회장만 탔던 차예요."




유심히 봤다 해도 앞으로도 내가 그 차에 대해 기억할 것 같지는 않다.


다만 그날 오후 내내 조금은 씁쓸한 기분에 빠졌던 것 같다.


아주 재빠른 동작으로 운전석에 탑승했던 남자의 샤프한 외모는,


정말이지 겉모습 만으로는 간부직원의 포스가 느껴졌는데


저런 차는 기사님 때깔도 좋아야 하는 모양이구나 싶었다.


(정말이지 난 그 기사님이 사장인 줄 알았다...^^)


국내에서도 손가락에 꼽히는 차종이라면 가격도 만만치 않을 터인데


정중한 에스코트를 받으며 그렇게 비싼 차에 탈 수 있는 사람이


짧은 순간이었지만 배가 아플 정도로 부러웠다.


세상에 태어나 한번은 저렇게 살다 가야 하는 거 아닐까, 잠시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평생을 소시민으로 살다 갈수 밖에 없는 평범한 삶에 순응하면서도


이따금 대박 스토리의 주인공들을 보면서 느끼는 자괴감과도 같을 것이다.


경기 한파로 일거리가 줄고, 그만큼 남아도는 시간 때문에


일상에 대한 지리멸렬함과 헛헛함이 커진 요즘에는 상대적 박탈감도 더 크게 느껴지는 것 같다.


화려한 삶을 동경하지도 않고 지극히 무사안일주의자인 나도


정말이지 가끔은 인생 한방인데 싶은 충격과 동요를 받는다.


그럴때 빨리 정신차리고 현실감각으로 돌아오는 재주라도 있어서 다행이지만 말이다.



그토록 비싼 차를 탔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의 부러운 시선을 받을 그 사장님도


인생이 백프로 행복하기만 하기야 하겠느냐고,,,결국 또 나는 뻔한 답안지로 스스로를 위안한다.


김기사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벤츠에 올라타는 싸모님.


젠장,,오늘밤에 꿈에서라도 함 소원풀이 해야 쓰겠다.


그냥 양푼에 고추장 팍팍 풀어 넣고 밥이나 비벼 먹는게 훨씬 빠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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