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언트와 함께 업무용 건물을 방문하고 나오는 길이었다.
1층 로비를 빠져 나오자마자 정문에 검정색 고급 승용차가 눈에 띄었다.
마른 체형의 중후한 남자가 재빠른 동작으로 뒷문을 닫고
이내 운전석에 올라 차를 몰고는 유유히 건물을 빠져 나갔다.
나는 본래 관찰력이 뛰어난 인간이 못되서
그냥 무심코 지나치는 순간에 짧은 장면만 목격했을 뿐이다.
그때 나의 고객이 다분히 부러움 섞인 목소리로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생긴 건 평범한데 저렇게 좋은 차를 타네...."
평소 차종에 대해 잘 모르기도 하거니와 별 관심도 없는 나는
솔직히 그냥 까만 차였다는 것 밖에 기억나지 않았다.
"저 차가 그렇게 좋은 차인가요?"
그제서야 약간의 호기심이 생긴 내가 물었다.
"그럼요,,저거 국내에서는 삼성 이건희 회장만 탔던 차예요."
유심히 봤다 해도 앞으로도 내가 그 차에 대해 기억할 것 같지는 않다.
다만 그날 오후 내내 조금은 씁쓸한 기분에 빠졌던 것 같다.
아주 재빠른 동작으로 운전석에 탑승했던 남자의 샤프한 외모는,
정말이지 겉모습 만으로는 간부직원의 포스가 느껴졌는데
저런 차는 기사님 때깔도 좋아야 하는 모양이구나 싶었다.
(정말이지 난 그 기사님이 사장인 줄 알았다...^^)
국내에서도 손가락에 꼽히는 차종이라면 가격도 만만치 않을 터인데
정중한 에스코트를 받으며 그렇게 비싼 차에 탈 수 있는 사람이
짧은 순간이었지만 배가 아플 정도로 부러웠다.
세상에 태어나 한번은 저렇게 살다 가야 하는 거 아닐까, 잠시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평생을 소시민으로 살다 갈수 밖에 없는 평범한 삶에 순응하면서도
이따금 대박 스토리의 주인공들을 보면서 느끼는 자괴감과도 같을 것이다.
경기 한파로 일거리가 줄고, 그만큼 남아도는 시간 때문에
일상에 대한 지리멸렬함과 헛헛함이 커진 요즘에는 상대적 박탈감도 더 크게 느껴지는 것 같다.
화려한 삶을 동경하지도 않고 지극히 무사안일주의자인 나도
정말이지 가끔은 인생 한방인데 싶은 충격과 동요를 받는다.
그럴때 빨리 정신차리고 현실감각으로 돌아오는 재주라도 있어서 다행이지만 말이다.
그토록 비싼 차를 탔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의 부러운 시선을 받을 그 사장님도
인생이 백프로 행복하기만 하기야 하겠느냐고,,,결국 또 나는 뻔한 답안지로 스스로를 위안한다.
김기사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벤츠에 올라타는 싸모님.
젠장,,오늘밤에 꿈에서라도 함 소원풀이 해야 쓰겠다.
그냥 양푼에 고추장 팍팍 풀어 넣고 밥이나 비벼 먹는게 훨씬 빠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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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운동의 갈대
답글
사라
또미아님
음,,몇년전에도 나보다 2배 이상 날씬하고 이뻤던 걸로 기억하는데..더 날씬해졌다고?
부산...오지 말그라. 나 오늘부로 깊이 잠수한다.
[음..나도 그 기억 남. 떠들다가 혼났던거..]그래서 내가 니 글에 즉각 반응이 없어도
숨어서 잘 보고 있겠거니 하그라...ㅋㅋㅋ
답글
싸라
즉각 반응토록 하여라...안그람 나 잼없어서 글 안올린다...글구 마치 니가 무지 펑퍼짐했던 것처럼 묘사하는 건 온라인 기만행위닷...뭐 못본 세월이 하도 까마득해서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다만 내 기억 속 그모습이 그대로 있을 뿐이다 난....광안리 앞에 있던 그 까페,,,천정이 무지 높고 알록달록한 비치 우산이 매달려 있던 넘 예뻤던 그 까페,,아직도 있니?...비싼 고기도 멕여 줬었는데,,참 맛있었던 기억이 퍼뜩 떠오른다...너무나 고왔던 광안리 백사장을 둘이 맨발로 걸었던 거,,그때 11월 부산의 햇살이 눈부시게 찬란하고 따뜻했던 기억도,,,,아,,놀러 가구 싶당...^^
누봉이
답글
사라
또미
응,양푼비빔밥 럭셜하지..ㅋㅋ 그 차가 마이바흐인가..엄청 비싸서 옆에도 가면 안 된다는..뭐 그 찬가?
아주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들인데..난 촌에 사느라 ㅋㅋ실제로는 한번도 못봤다. 뭐 보지 못하고 사는게 그것뿐인가? 하나 아쉽지도 궁금하지도 않다...뭐.
빨래를 널려고 하다가 컴터 옆을 지나는데, 누군가 컴퓨터를 안 껐네. 그래서 자동으로 앉아서 창 열고..ㅎㅎ 어제도 니글을 읽었는데, 내가 첫번째로 답글달면 이거 또 게시판에서 사심 드러낸다고 그럴까봐..참고 있다가. 오늘에서야..단다.
주말에 뭐하냐? 오늘 울동네 아짐 블로그 잠깐 구경했는데, 그 아짐이 정말 몸매가 갸날프고 이쁘거덩.
비결이 뭔지 알아냈다. 육식을 안 한댄다...이런..! 우리집에선 불가능한 일이다.
남의 살을 즐겨 먹는 이 습성을 우예 바꾸겠냐...끄윽~~
너도 혹시 채식주의자는 아니겠지?
답글
사라
캬캬...난 요즘 변비가 심해져서리 우짤수 없이 채식주의자가 되아따..머 그다지 고기를 좋아하는 식성도 아니지만 (우리집 부녀는 남의 살 무지 좋아한다^^)...얼마전에 사주대 글방 당시 받았던 추억의 메일들을 함 쭉 본적이 있었다 (보드에서 자동으로 내 메일함으로 보내주는 시스템이었는데 "친절한 선아씨" 덕분에 그때의 추억이 남아있지 싶다..정작 중요한 원고들은 모두 분실했지만^^)..그때도 사라까페에서 우리 친구들끼리 넘 떠든다고,,멜로 주고받으라고,,함 시끄러웠던 적이 있었더라..격나냐? 나도 다 이자뿌리고 있었다만..암튼 여기서 또 그딴 소리들으면 난 완존 잠수탈끼다....글구 나 마저도 채식주의자라고 충격받지 말그래이...게다가 내가 근 2년째 무지하게 열심히 다이어트를 해서 엄청시리 근사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에는 더더욱 충격받지 말그래이..(덕분에 떵싸는 고통과 날씬함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지만)...인증샷 없더라도 믿그래이,,내 부산에 함 뜰꾸마..^^